[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3번째 확진환자 전화 인터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에도 병원을 찾은 사람들을 타깃으로 무차별 신상 털기가 이어지면서 의심환자들이 정보 제공을 꺼리는 등 자진신고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최근 우한 폐렴과 관련해서는 비판과 신상 털기를 넘어 가짜뉴스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 3번 환자 “감염 사실 일부러 숨긴 것 아니다”
이에 대해 A 씨는 “중국에서 의류 도매점을 함께 운영하는 중국인 여성이 성형수술 받는 걸 도와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입국 직후부터 마스크를 썼던 것에 대해서는 “열과 기침이 없어서 감염된 줄 몰랐고 오히려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썼다”며 “감염을 숨기려고 쓴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넷에 어머니 집 주소까지 공개돼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29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격리병실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3번째 환자 A씨(54). 명지병원 제공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 방역망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자진신고가 위축되면 자칫 방역망의 구멍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미흡한 정보와 부실 조사도 원인
실제 세 번째 환자가 발생했을 때 보건당국은 성형외과와 편의점 등 일부 행적만 공개했다. 보다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여론이 많았지만 보건당국은 ‘체류 시간이 길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다른 장소를 밝히지 않았다. 뒤늦게 29일에야 기존에 언급하지 않았던 식당 2곳의 상호를 공개했다. 두 곳에서 밀접 접촉자가 나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뒤늦은 정보 공개가 오히려 불신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환자 책임론도 제기한다. 질본은 3번 환자 A 씨의 접촉자 수를 74명으로 발표했다가 29일 95명으로 정정했다. 증상 발현 시간이 22일 오후 7시에서 오후 1시로 조사됐기 때문. 6시간 당겨지면서 접촉자 수도 늘어난 것이다. 혹시나 전파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 21명이 아무 관리 없이 지역사회에 노출됐던 셈이다. 보건당국의 조사가 부실했다는 지적과 함께 A 씨가 정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이유다.
고양=이미지 image@donga.com / 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