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 재건 꿈 접었다”… 손학규 퇴진 거부하자 창당의 길로 바른미래 국고보조금-조직 포기 호남중진-비례의원 동참 미지수… 보수통합 진영서는 계속 러브콜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재창당하려 했으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중도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안 전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 어제(28일) 손학규 대표의 ‘사퇴 거부’ 기자회견을 보고 저는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며 중도정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정치 입문 이후 두 번째 탈당이자, 네 번째 창당 수순에 접어든 것. 이에 손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을 나가겠다는 태도는 정치인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안 전 의원은 일단 중도정당 창당으로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계획이다. 안 전 의원과 가까운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은 최소 15∼20% 수준의 정당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며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를 합쳐 교섭단체(의원 20명) 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당투표에서 2017년 대선(21.4%)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19.6%)에서 안 전 의원의 득표율 수준을 기대한다는 것.
안 전 의원의 창당 선언은 결과적으로 보수통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안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 “헌법질서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가치가 같다면 다 같이 뜻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은 안 전 의원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정치인들이니 만날 수도 있다”며 “통합 협의가 끝날 때쯤 황 대표도 만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을 소집해 보수통합 협상 진행 과정을 설명하고 남아있는 난제에 대해 논의했다.
마침 이날 옛 안철수계 인사인 김영환 문병호 전 의원이 통추위 합류를 선언했다. 하지만 안 전 의원 측은 “안 전 의원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이 불발될 경우 한국당, 새보수당, ‘안철수 신당’, ‘호남 신당’, 우리공화당, 전진당 등으로 사분오열돼 결국 여권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