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최인훈’ 2주기 맞아 내달 2일까지 서강대 메리홀서
연극 ‘옛날옛적에 훠어이훠이’에서 자신의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두 발로 걷는 아기장수임을 알고 어머니(조혜선)가 좌절하는 장면. 공연제작센터 제공
‘옛날옛적에 훠어이훠이’는 그의 2주기를 맞아 열리는 ‘작가 최인훈 연극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30일 막을 올린다. 평안북도에 전해져 내려오는 ‘아기장수’ 설화를 토대로 한다.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기 위해 태어난 아기장수가 결국 부모 손에 죽는 얘기를 통해 흉년과 도적 떼로 신음하는 민중의 아픔을 그렸다. “소설가로 남기보다는 극작가로 영원히 기억되고 싶다”는 작가의 생전 바람을 기리는 의미도 있다.
극에서 배우들은 인형이 된 듯 분절적인 대사와 느린 몸짓을 반복한다. 기존 사실주의 연극과는 결이 크게 다르다. 작품을 맡은 윤광진 연출(용인대 연극학과 교수)은 “인형극처럼 단순하고 명확한 대사, 절제된 감정, 고정된 표정이 ‘최인훈 표’ 희곡의 포인트”라며 “실제보다 동작, 대사를 느리게 함으로써 사실주의에 편향된 연극에서 벗어나 관객에게 색다른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희곡의 서문에도 작가는 ‘배우들을 인형처럼, 인형의 수단으로 다루라’는 지침을 적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