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이날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관련 임 전 비서실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10시 4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난 임 전 실장은 “(혐의를)입증할 수 있냐? 책임질 수 있냐”고 검찰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래서 검찰은 그 어떤 기관보다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행사해야한다”며 “이번처럼 하고 싶은 만큼 전방위로 압수수색을 해대고, 부르고 싶은 만큼 몇 명이고 불러서 사건을 구성하고 법조문 구석구석 들이대면, 몇 명이든 누구든 기소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건 아니지 않나?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에 검찰총장의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 8개월 덮어놓은 사건을 이첩할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듯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정말 제가 울산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나? 입증 못하면 그땐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책임도 지는 것이냐?”고 물었다.
또한 “저는 우리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 ‘내가 최고다. 누구든 기소할 수 있다’ 제발 그러지들 말고, 오늘날 왜 손에서 물 빠지듯 검찰 신뢰가 사라지는지 아프게 돌아보라”고 전했다.
이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임 전 실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출마를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후보자의 불출마를 위해 송 시장의 경쟁자에게 공기업 사장 등 다른 공직을 제안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SNS에 잇따라 글을 올리고 “임종석을 보라.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한다고 비난하며,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협박한다”라며 “이 사람아, 국민이 널 지켜보고 있어요. 이 나라가 언제부터 도둑이 포졸한테 윽박지르는 나라가 됐나”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내가 임종석이고 죄가 없다면, 검찰의 소환에 기꺼이 응했을 것”이라며 “그 검찰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고, 그 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총장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