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나침반으로 삼아야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면서 “숲속의 고객을 보고, 그 숲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기업으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고객사의 의견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경영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효성은 아시아와 유럽, 북·중남미, 아프리카 등 국내외에 114개 사업장을 두고 있다. 35개 해외 제조 법인과 57곳의 무역 거점을 기반으로 생산·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우선 효성은 아시아 지역에서 인도, 베트남 등의 현지 생산 체계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계열사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9월부터 연간 1만8000t의 스판덱스(신축성이 뛰어난 합성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인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인도 현지에서 스판덱스는 속옷과 기능성 의류 등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효성은 현지 시장 점유율을 기존 60%에서 70% 수준까지 높일 예정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고객사 공략에 집중하기로 했다. 베트남에는 타이어 고무에 들어가는 섬유보강재인 ‘타이어코드’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효성화학 역시 동남아시아의 이불솜, 돗자리 등의 생산 소재로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 수요 확대에 따라 베트남의 생산 공장을 2배 수준으로 늘리는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의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은 조 회장의 핵심 경영 전략이다. 조 회장은 2017년 1월 취임 뒤 각국 최고위급 인사들과 직접 접촉하는 등 ‘글로벌 세일즈’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효성TNS가 8000대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현지 농촌 지역에 보급하는 사업을 포함해 여러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