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등 대법관들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김기춘·조윤선 등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있다. 2020.1.30/뉴스1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81)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54)이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직권남용 혐의를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0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실장 등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칙과 절차를 위반하지 않았다면 직권남용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법령을 보면 의무가 없는 일을 하도록 해야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된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의 이름과 배제 사유 등을 정리한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지원금을 줄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김 전 실장은 2심에서 공무원에 대한 사직 강요 혐의가 추가로 인정돼 형량이 징역 4년으로 높아졌다.
김 전 실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심에서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지만, 2심에선 지원배제에 관여한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