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대유행하고 있는 우한에서 전세기로 자국민을 대피시키려던 영국, 호주 등이 중국 당국의 이륙 허가를 받지 못해 발이 묶였다.
30일 오전 200여 명을 태우고 우한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영국 전세기는 29일 저녁까지 중국 당국으로부터 이륙 허가를 받지 못해 출발하지 못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행 비행기를 가급적 빨리 출발시키기 위해 중국 당국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도 29일 오전 국적기 콴타스항공 전세기를 우한으로 보냈지만 이륙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30일 보도했다. 후베이성에 체류 중인 호주 국민 600여 명 가운데 2명은 이미 현지에서 우한 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리즈 페인 호주 외무부 장관은 30일 “호주는 우한에 영사관이 없어 상하이 영사관이 대신 업무를 담당했다. 이 때문에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반면 29일 싱가포르를 출발한 국적기 스쿠트항공 전세기는 우한에 체류 중이던 자국민 92명을 태우고 30일 오전 11시 40분 경 귀환했다고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즈가 보도했다. 라브쉬 쿠마르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전세기 2대를 허가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29일 자신의 SNS에서 밝혔다.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 싣고 돌아온 日 전세기. 뉴시스
일본은 전세기를 급파해 29일과 30일 각각 200여 명씩 자국민을 귀국시켰지만 아직 우한 현지에 일본인이 200명 이상 남아 있어 세 번째 전세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30일 아사히신문에 “미국과 일본이 (전세기) 이착륙 몫을 배정받았다. 중국이 어떤 나라를 중시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기 1대로 시민 200여 명을 수송한 미국도 추가 대피 방안을 중국과 협상 중이라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