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3연승 주역 김소니아
우리은행 김소니아는 최근 전 농구 국가대표 이승준과의 교제 사실이 알려진 뒤 출전한 경기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21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김소니아는 같은 혼혈 선수에 포지션도 포워드로 동일한 남자 친구가 존재만으로 힘이 된다며 뿌듯해했다. WKBL 제공
30일 서울 성북구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훈련장에서 만난 김소니아(27·176cm)에게 최근 맹활약이 ‘공개 연애’ 덕이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21일 전 농구 국가대표 이승준(42·205cm)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소니아와 연애 중”이라고 밝혔다. 팬들의 관심 속에 이튿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랭킹 상위 자리를 휩쓴 김소니아는 그날 밤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득점(21점)과 리바운드(16개)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소니아는 “(연애 공개가) ‘서프라이즈 이벤트’여서 기분 좋았던 건 맞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3경기가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여기에 집중한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앞선 두 경기에서도 김소니아는 평균 이상의 활약(평균 13점, 8리바운드)을 펼쳤다. 신한은행전 승리로 우리은행은 올스타전 이후 3경기를 모두 이기며 선두 KB스타즈를 0.5경기 차로 바짝 따라 붙은 채 올림픽 최종예선 휴식기(25일∼2월 15일)를 맞았다.
교제 사실을 밝힌 김소니아와 이승준. 김소니아 제공
김소니아는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주저 없이 영어, 한국어를 섞어 “저스트 우승”이라고 답했다. 2012∼2013시즌부터 6시즌 연속 통합우승으로 ‘왕조’를 구축했던 우리은행은 지난해 KB스타즈에 챔피언 트로피를 내줬다. 맏언니 임영희 등이 은퇴하는 등 적지 않은 변화도 있었다. 2012년 당시 막내였던 김소니아도 어느덧 팀에서 나이가 다섯 번째로 많은 ‘허리’가 됐다. 김소니아는 “어릴 때의 내가 아니다. 동료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게 코트에서 더 많은 ‘허슬플레이’를 해야 한다. 또 동생들이 풀어지면 쓴소리를 하고, 위축되면 다독거려야 한다. 올 시즌 코트 안팎으로 역할이 많아진 것 같아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여독과 시차를 풀었다던 김소니아의 목소리는 에너지가 넘쳤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