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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1시간… 주말텃밭 가꿔 도시농부 되어볼까

입력 | 2020-01-31 03:00:00

서울시, 참여자 내달 3일부터 모집… 경기 고양-남양주-양평-광명 일대
6940구획 분양… 1구획 3만~7만원, 화학비료-농약 안쓰는 친환경 농장
강동-동대문구는 구내 농장 운영




직장인 박지우 씨(55·여)는 겨울을 제외한 주말마다 경기 양주시에 있는 텃밭에 다녀온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아파트에 살다 보니 약간의 채소를 재배할 공간조차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를 다니며 배추, 깻잎, 무, 파 같은 채소를 키운 지 어느덧 4년. 박 씨는 농약을 쓰지 않고 직접 키운 채소들을 식탁에 올릴 때 가장 뿌듯하다. 그는 “행락철이면 왕복 4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며 “조금이라도 가까운 데 텃밭이 있다면 시간도 아끼고 자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박 씨처럼 주말마다 텃밭을 찾아 먹거리를 키우는 ‘도시농부’들이 늘고 있다. 집 앞 마당, 옥상 등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텃밭을 두고 매일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이고 교외에 농장을 마련해 주말마다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이처럼 농사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기회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시의 ‘함께서울 친환경농장’은 시민에게 도시농업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2000년 시작된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농장 조성 당시에는 경기 남양주시와 양평군, 광주시 등 수도권 동부지역에 편중됐지만 2014년부터는 서울 서부 거주자를 배려해 고양시에도 농장을 마련했다. 올해는 금천구, 관악구, 영등포구 등 서남부 주민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광명시에 신규 농장을 열었다.

함께서울 친환경농장의 특징은 친환경 농법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운영 첫해, 팔당댐 주변의 한강상수원보호구역에 농장을 조성하면서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 등을 쓰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뒤로 현재까지 준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다음 달 3일부터 농장 참여자를 모집한다. 전체 모집 규모는 6940구획이다. 1구획당 면적은 16.5m²(약 5평)로, 이를 임차하는 데 3만∼7만 원을 내야 한다. 분양받은 농장은 4월부터 11월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서울시는 임차료 일부와 각종 채소 씨앗, 모종, 유기질 비료, 친환경 방제제 등을 지원한다.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에서 할 수 있다.

자치구들도 도시농부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강동구는 구내에 총 37곳, 6088구획의 도시텃밭을 보유하고 있다. 강동구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도시농업과를 개설하는 등 도시농업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환경대상을 9년 연속 수상했으며, 서울시 도시농업 분야 자치구 평가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강동구는 올해 분양 텃밭 5곳, 1312구획을 구민에게 분양할 계획이다. 다음 달 17∼26일 ‘강동도시농업포털’에서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장애인은 구청 방문 신청도 가능하다.

동대문구는 다음 달 3일부터 14일까지 중랑천변에 마련된 도시농업 체험학습장 사용 신청을 받는다. 동대문구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으며, 선정된 참가자는 1구획의 텃밭(약 4.6m²)을 4∼11월에 쓸 수 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