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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신종 코로나 ‘국제 비상사태’…‘中 여행 제한’ 권고 안 해

입력 | 2020-01-31 04:50:00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현지시간) 긴급 위원회를 열고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이날 CNBC 등 보도에 따르면 WHO는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긴급 이사회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밝혔다. 중국에서 최소 170명이 사망하고 미국에서 최초로 2차 감염 사례가 확인된 지 몇 시간 만에 발표된 조치다.

WHO는 “심각하고, 이례적이거나 예기치 못한 예외적인 사건”에 한해 PHEIC를 선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전례 없는 발병을 초래한 병원체의 출현을 목격했다”며 “지금 우리는 확산을 막기 위해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전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발병의 지속적인 증가와 중국 외 지역에서 2차 감염의 증거가 가장 불안하다”며 “비록 중국 밖에서의 확진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더 큰 발병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WHO는 지난주 2차례 진행된 긴급 이사회에서는 PHEIC를 선포하지 않았다. 23∼25일 상황 보고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위험 수준을 ‘보통(moderate)’으로 유지했다가 잘못 표기했다면서 ‘높음’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를 둘러싸고 ‘중국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은 2017년 600억 위안을 WHO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PHEIC가 선포되면 WHO는 해당 지역에 조사단을 파견하고 출입국 제한을 권고할 수 있다. 감염 국가의 거주자들이 건강, 위생 권고를 준수하도록 설득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다만 이 같은 권고 사항에 대해 강제력은 없다.

이날 WHO는 중국에 대한 여행 및 무역 제한을 권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을 통제할 중국의 능력을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WHO가 앞서 PHEIC를 선포한 사례는 총 5번으로 2009년 신종플루(H1N1), 2014년 야생형 소아마비, 2014년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등이다.

한편 이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일리노이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여행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리노이주 시카고 거주 여성의 배우자도 감염됐다. 미국에서 2차 감염 사례가 나온 건 처음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