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A J P 테일러 지음·유영수 옮김/560쪽·3만3000원·페이퍼로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내각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징용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에 분개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을 보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독일 정치인들은 혹시 ‘이 모든 악행을 저지른 히틀러라는 미치광이를 대신해 사죄합니다’라며 추모비에 헌화하고 무릎을 꿇었던 것은 아닐까.
이런 ‘불경스러운’ 의구심의 근거를 영국 역사학자인 A J P 테일러가 1961년에 쓴 이 책에서 찾는다면 엄청난 비약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은 ‘히틀러의 전쟁’이었다는 당대의 해석을 논박한 이 작품을 읽으면 비약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