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우리카드의 레프트 나경복이 지난달 29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배구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경기력이 들쭉날쭉해 ‘나기복’으로 불렸던 그는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 토종 선수 평균 득점 1위(16.9점)를 기록하며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인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잘할 때와 못할 때 차이가 얼마나 컸는지 몇몇 짓궂은 팬들이 ‘바이오리듬’을 근거로 나경복의 다음 경기 성적을 예측할 정도였다. 기복이 워낙 심해 빼어난 신체조건(198cm·90kg)이 아깝다는 비판도 심심찮게 들렸다.
그랬던 나경복이 달라졌다. 레프트 나경복은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 경기당 평균 16.9점으로 토종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득점력을 선보였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전체 6위다. 지난 시즌까지 경기당 평균 7.6점에 머물렀다. 득점력이 두 배 이상 올라간 셈이다.
나경복은 “예전에는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했다면 이제는 감독님 덕분에 머리를 조금 쓸 줄 알게 된 느낌이다. 은퇴한 뒤에도 많은 팬들이 배구머리가 좋았던 선수로 기억하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경복은 “대표팀 차출로 빠졌던 세 경기 모두 팀이 이겨 내 존재감이 옅어진 것 같다”며 웃은 뒤 “입단 이후 지금이 팀 분위기가 제일 좋다. 경기 도중에 뒤지고 있어도 동료들 얼굴을 보고 있으면 질 것 같지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2015∼2016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한 나경복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미 ‘물밑’에서 ‘입질’ 중인 구단이 있다는 루머도 돈다. 나경복은 “팀이 우승하고 나면 배구계에서 나를 보는 평가가 더욱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지금은 FA가 아니라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