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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가죽공장 폭발화재… 2명 숨지고 10명 부상

입력 | 2020-02-01 03:00:00

가죽 가공용 보일러 폭발한듯
2개동 완파… 철재 50m 날아가
강한 진동에 5km밖 유리창 흔들




31일 경기 양주시의 한 가죽가공업체 공장 보일러실에서 폭발사고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뒤 처참하게 부서진 사고 현장을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조사하고 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양주시의 한 공장에서 보일러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폭발음과 함께 강한 진동이 발생해 5km나 떨어진 곳에서도 건물 유리창이 흔들렸다. 약 50m 떨어진 하천에는 길이 5m가 넘는 철제 잔해물이 폭발과 함께 날아가기도 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31일 오전 11시 24분경 양주시 광적면 한 가죽가공업체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직원 조모 씨(71)와 나이지리아 출신 근로자 등 2명이 숨졌다. 박모 씨(61) 등 한국인 6명과 외국인 근로자 4명은 부상을 당했고 일부 직원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 가죽가공업체 공장의 다른 직원들과 인근 주민 등은 빠르게 대피해 화를 면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공장 직원들이 스팀보일러를 작동하다 갑자기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죽제품을 수증기로 가공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일러의 연료탱크 옆에서 가스통이 잔해에 묻힌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가스통이 폭발 원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는 보일러를 작동할 때 열을 쉽게 올리기 위해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목격자들은 최초 폭발음이 연속해서 두 차례 들렸다고 진술했다. 폭발 충격으로 샌드위치패널 등으로 지어진 공장 6개동 중 보일러실과 가공공장 등 2개동이 완전히 부서졌다. 나머지 4개동은 절반 정도가 파손됐으며 파이프, 설비, 기기 등이 엿가락처럼 휘어졌다. 화재 발생 당시 불길은 주변으로 번지기도 했으나 곧 출동한 소방당국이 진화해 약 25분 만에 진화됐다.

굉음에 가까운 폭발음으로 가죽가공업체 공장 일대에선 크게 놀랐던 주민들이 많았다. 인근 다른 공장에 다니는 김모 씨(45)는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창문이 깨져 서둘러 공장 밖으로 나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공장 바로 옆 건물에서 근무하는 최모 씨(49)는 “폭발음이 들리고 바로 밖으로 나갔는데 영화처럼 건물이 무너지고 있었다”며 “온갖 잔해들이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땅에 떨어지면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800m 정도 떨어진 공장에서 창문이 깨졌고 5km 정도 떨어진 마을에서도 폭발음이 들릴 정도로 위력이 매우 컸다”며 “최초 신고자도 사고 현장에서 1km 정도 떨어진 주민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목격자 진술과 인근 폐쇄회로(CC)TV,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양주=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