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우리 정부도 내일 0시부터 부분적인 입국 제한 조치에 나선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국 국민의 입국은 허용하되 14일간 자가격리 조치하고, 중국인의 제주도 무사증 입국 제도도 일시 중단한다.
그간 우한 폐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국민 불안이 극에 달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늦은 감이 있다. 지난달 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직후 미국은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중단시켰고 일본은 1일 0시부터 후베이성을 방문했던 외국인의 입국을 막았다. 사스보다 전염력이 강하다는 우한 폐렴은 중국 내에서 1만4000명 이상 확진돼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세계 27개국으로 퍼졌다. 2차, 3차 감염은 물론이고 무증상 감염에 이어 공기전염 학설까지 제기되며 지구촌의 일상을 짓밟고 있다. 국내에서도 2일 현재 확진자 15명이 나왔다.
정부가 아무리 방역에 안간힘을 쓴다 해도 하루 2만 명 안팎의 중국인이 입국하는 현실에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에서 방역 전문가들은 “우선 국내로 유입되는 환자 수를 줄여 우리 의료 역량이 감당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차제에 정부는 후베이성뿐 아니라 중국 다른 지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관리의 효율성과 강도를 높여야 한다. 중국발 항공편과 선편의 입국 경로를 주요 공항과 항만 한두 곳으로 단순화해 입국자에 대한 방역 집중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어제부터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항공편을 7개 주요 공항으로 몰아 감염 여부를 집중 검사하고 있다. 중국을 출발해 다른 나라를 경유해 입국하는 승객 정보도 항공사와 공항 방역당국 간에 실시간 공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