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인사이드] 수원화성 옆 행궁동 일대
1일 경기 수원시 ‘행리단길’. 골목에 들어서면 감성적인 한옥과 이색적인 카페, 음식점 등을 만날 수 있다(왼쪽 사진).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정월 나혜석 생가 터도 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연인과 가족들이 다들 마스크를 썼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골목마다 소셜미디어에서 소문이 난 맛집들에서는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도 여럿 보였다.
이곳은 서울 ‘경리단길’처럼 개성 넘치는 맛집과 카페가 몰려 있다고 해서, 언젠가부터 ‘행리단길(행궁동+경리단길)’이라 불리는 길이다. 주말이면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는 물론이고 가족 단위 손님들도 몰려 거리에 활기가 넘친다. 오수정 수원문화재단 관광운영팀장은 “언제부터 그리 불렸는지 모르지만, 보통 행궁동 일원 행궁로 420m와 신풍로 1km 인근을 행리단길이라 한다”고 말했다.
사실 행궁동은 수원의 대표적 구도심 지역이었다. 전체 건축물의 85.7%가 노후화됐다. 지난 30년간 인구는 최대 대비 59.8%가 줄었을 정도로 쇠락이 심각했다. 한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찾아온 젊은이들의 눈에 이 거리가 포착되며 전환기를 맞았다.
이채선 씨(32)는 “골목을 미로 찾기 하듯 다니며, 추억의 물건을 파는 상점과 액세서리 가게, 동네 책방들을 들르기 위해 주말에 자주 온다”고 말했다. 윤다혜 유레카롱 대표(26)는 “인근의 언니 가게에 왔다가 동네가 예뻐서 지난해 3월 가게를 열었다”며 “배달 사업도 병행해 사업 확장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주차시설이나 볼거리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이화 행궁동 상인회장(51)은 “행리단길은 지하철이 바로 연결되지 않아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엔 한계가 있어 주차공간 확대가 필수적이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중요하다. 상인회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