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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대책 내용 두차례 완화 ‘우왕좌왕’

입력 | 2020-02-03 03: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비자중단 계획→중단 검토’ 물러서… 여행경보 ‘中전역→지역에 따라’
첫 발표후 4시간동안 거듭 수정… “지나친 중국 눈치보기 아니냐”



정세균 국무총리. 동아일보DB


‘혼선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오후 7시 35분경 이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 직후 보도 참고자료를 배포한 지 약 2시간 뒤였다.

기존 ‘관광 목적의 단기비자는 발급을 중단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관광 목적의 단기비자는 발급을 중단하는 방법도 검토할 예정’으로 바뀌었다. 단기비자 발급 중단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 검토 중이라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또 ‘중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비자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제주도 사증 입국제도도 일시 중단할 계획이다’는 내용도 미세하지만 수정됐다. ‘중국에서 입국하는’ 부분이 빠지고, 그 대신 ‘현재 시행 중인 제주도 무사증 입국제도’로 고쳤다. 제주도 무사증 입국제도 혜택의 약 99%를 중국 입국자가 보고 있는데, 중국이라는 말을 뺀 것이다.

오후 9시 20분경 중수본은 다시 문자를 보내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한 ‘중국 내 여행경보, 철수 권고로 상향’과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 금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변경했다. 또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다던 여행경보를 ‘지역에 따라’로 완화했다.

이에 대해 중수본 관계자는 “오후 3시∼5시 반에 진행된 회의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자료가 먼저 배포됐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톤다운 요구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법무부 측은 “우리가 요청한 건 따로 없다”고 반박했다.

약 4시간 동안 총리 주재 회의 내용을 두 차례 바꾸며 비자 발급과 여행경보 단계 등에 대한 조치를 한 단계 낮춘 것에 대해 지나친 중국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김예지 yeji@donga.com·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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