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비자중단 계획→중단 검토’ 물러서… 여행경보 ‘中전역→지역에 따라’ 첫 발표후 4시간동안 거듭 수정… “지나친 중국 눈치보기 아니냐”
정세균 국무총리. 동아일보DB
‘혼선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오후 7시 35분경 이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 직후 보도 참고자료를 배포한 지 약 2시간 뒤였다.
기존 ‘관광 목적의 단기비자는 발급을 중단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관광 목적의 단기비자는 발급을 중단하는 방법도 검토할 예정’으로 바뀌었다. 단기비자 발급 중단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 검토 중이라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오후 9시 20분경 중수본은 다시 문자를 보내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한 ‘중국 내 여행경보, 철수 권고로 상향’과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 금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변경했다. 또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다던 여행경보를 ‘지역에 따라’로 완화했다.
이에 대해 중수본 관계자는 “오후 3시∼5시 반에 진행된 회의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자료가 먼저 배포됐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톤다운 요구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법무부 측은 “우리가 요청한 건 따로 없다”고 반박했다.
약 4시간 동안 총리 주재 회의 내용을 두 차례 바꾸며 비자 발급과 여행경보 단계 등에 대한 조치를 한 단계 낮춘 것에 대해 지나친 중국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김예지 yeji@donga.com·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