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를 끌고 있는 2인극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마마’ 오디컴퍼니 제공
무대 어딘가 텅 빈 듯해도 관객을 무대로 더 깊게 빨아들이는 2인극이 인기몰이 중이다.
2명이 주고받는 연기만으로 극을 채우기에 배우 의존도가 매우 높다. 서사가 비교적 단조롭고 웅장한 화음이나 군무, 다른 등장인물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배우들에게는 큰 도전이다. 자칫 빈약해 보일 수 있는 무대를 진정성 있는 연기로 꽉 채우는 게 관건이다.
뮤지컬 ‘돈 크라이’ 알앤디웍스 제공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화가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제작사 HJ컬쳐 한승원 대표는 “배우들이 무대 위 숨을 곳도 없고,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하지만 날것 그대로의 연기와 영상 연출, 노래로 여백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공연 회차마다 달라지는 배우 간의 ‘케미(조화)’도 2인극이 사랑받는 요인이다. 같은 배역이라도 배우가 어떤 상대역을 만나느냐에 따라 극은 다른 매력을 뿜어낸다. 현재 서울 공연 중이거나 개막을 앞둔 2인극 네 작품에서 배역별 캐스팅 배우는 약 5명. ‘마마, 돈크라이’에서는 배역 ‘프로페서V’와 ‘드라큘라 백작’에 7명, 8명씩 모두 15명의 남자 배우가 출연한다. 배우 조합만 수십 가지다.
다른 작품들이 주로 남성 배우 짝으로 이뤄진다면 다음 달 국내 초연하는 뮤지컬 ‘데미안’에서는 배역 데미안과 싱클레어의 성별을 두지 않고 남녀 배우 6명이 공연마다 배역을 바꾼다. 제작진은 “어느 때보다 배우들이 캐릭터 분석에 열을 올린다. 성별, 역할 구분에서 자유로운 배우들의 상상력으로 극을 채우는 도전적 작품”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HJ컬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