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황경민.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황경민(24·레프트)은 우리카드에서 제일 많이 ‘긁는’ 선수입니다. 매출이 많다, 잘 나간다는 뜻이죠.
황경민은 3일까지 팀 전체 서브 리시브 가운데서는 33.4%, 팀 전체 공격 가운데서는 20.2%를 책임졌습니다.
리시브 점유율은 팀에서 제일 높고, 공격 점유율은 세 번째로 높습니다.
프로배구 ‘살림꾼’ 랭킹 톱5
황경민이 그냥 많이 받고 많이 때리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황경민은 아주 잘 받고 아주 잘 때리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상대 서브를 받고 있는 황경민.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리시브 성공률 47.5%는 팀내 1위이자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합니다.
공격 효율 .369 역시 리그 3위이자 ‘토종’ 선수 1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황경민보다 공격 효율이 높은 건 0.375를 기록 중인 팀 동료 펠리페(32·브라질) 그리고 0.373인 대한항공 비예나(27·스페인)밖에 없습니다.
요컨대 적어도 현재까지 황경민이 리그 최고 공수겸장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파이크를 준비 중인 황경민. 동아일보DB
그래서 상대 서브를 받은 다음 곧바로 공격을 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지만 직접 2단 공격으로 연결한 황경민. 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황경민은 이 분야에서도 강점을 나타냅니다.
황경민이 상대 서브를 받은 다음 곧바로 공격을 시도한 건 87번. 이 가운데 50번을 득점으로 연결했고 상대 블로킹에 걸렸거나 범실로 끝난 건 6번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를 토대로 공격 효율을 계산하면 0.506이 나옵니다. 시즌 전체 기록(.369)보다 37% 높은 기록입니다.
이렇게 리시브 후 바로 공격을 시도했을 때 제일 높은 효율을 기록한 선수가 바로 황경민입니다. 그것도 적지 않은 차이로 말입니다.
‘서브 리시브 후 바로 공격’ 효율 톱5
우리카드는 올 시즌 모기업 캐치프레이즈를 가져와 ‘승리의 정석’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황경민은 ‘받고 때리기의 정석’이라고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요?
아니, 사실은 황경민이 ‘우리카드 승리의 정석’입니다.
우리카드는 지금까지 19승 6패를 기록 중입니다.
경기에서 이겼을 때 선수들 기록도 좋은 건 당연한 일. 황경민은 그 차이가 심합니다.
우리카드가 이긴 19경기에서 황경민의 공격 효율은 0.414로 패한 6경기 기록(0.216)보다 91.7% 높습니다.
말하자면 황경민이 공격에서 ‘터지는’ 날은 확실히 우리카드가 승리에 가까이 가는 겁니다.
서브 리시브도 비슷합니다. 리베로 이상욱(25)이 (8% 때문에?) 차이가 더 큰 건 사실이지만 황경민이 안정적으로 상대 서브를 받아내면 받아낼수록 우리카드가 이길 확률도 올라갑니다.
황경민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송림고 1년 선배 정지석을 롤 모델로 꼽고는 합니다.
현재 기준으로 ‘완성형 선수’를 따지면 정지석이 황경민에 앞서 있는 건 분명한 사실.
하지만 현재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황경민이 가까운 미래에 ‘한국 대표팀 승리의 정석’이 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물론 자유계약선수(FA)의 정석도 마찬가지입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