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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고 때리기의 정석’ 우리카드 황경민 [발리볼 비키니]

입력 | 2020-02-03 11:30:00


우리카드 황경민.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황경민(24·레프트)은 우리카드에서 제일 많이 ‘긁는’ 선수입니다. 매출이 많다, 잘 나간다는 뜻이죠.

황경민은 3일까지 팀 전체 서브 리시브 가운데서는 33.4%, 팀 전체 공격 가운데서는 20.2%를 책임졌습니다.

리시브 점유율은 팀에서 제일 높고, 공격 점유율은 세 번째로 높습니다.

이 둘을 합친 기록(53.6%)은 팀내 1위입니다. 리그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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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민이 그냥 많이 받고 많이 때리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황경민은 아주 잘 받고 아주 잘 때리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상대 서브를 받고 있는 황경민.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리시브 성공률 47.5%는 팀내 1위이자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합니다.

현대캐피탈 여오현(42) 플레잉 코치가 50.7%, 대한항공 정지석(25)이 48.2%로 황경민보다 상대 서브를 우리 팀 세터 머리 위로 더 잘 띄웠을 뿐입니다.

공격 효율 .369 역시 리그 3위이자 ‘토종’ 선수 1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황경민보다 공격 효율이 높은 건 0.375를 기록 중인 팀 동료 펠리페(32·브라질) 그리고 0.373인 대한항공 비예나(27·스페인)밖에 없습니다.

요컨대 적어도 현재까지 황경민이 리그 최고 공수겸장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파이크를 준비 중인 황경민. 동아일보DB



사실 원론적으로 배구에서 레프트(아웃사이트히터)는 원래 이렇게 ‘리시브 폭탄’을 견디면서 공격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포지션입니다.

그래서 상대 서브를 받은 다음 곧바로 공격을 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지만 직접 2단 공격으로 연결한 황경민. 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황경민은 이 분야에서도 강점을 나타냅니다.

황경민이 상대 서브를 받은 다음 곧바로 공격을 시도한 건 87번. 이 가운데 50번을 득점으로 연결했고 상대 블로킹에 걸렸거나 범실로 끝난 건 6번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를 토대로 공격 효율을 계산하면 0.506이 나옵니다. 시즌 전체 기록(.369)보다 37% 높은 기록입니다.

이렇게 리시브 후 바로 공격을 시도했을 때 제일 높은 효율을 기록한 선수가 바로 황경민입니다. 그것도 적지 않은 차이로 말입니다.

‘서브 리시브 후 바로 공격’ 효율 톱5


우리카드는 올 시즌 모기업 캐치프레이즈를 가져와 ‘승리의 정석’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황경민은 ‘받고 때리기의 정석’이라고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요?

아니, 사실은 황경민이 ‘우리카드 승리의 정석’입니다.

우리카드는 지금까지 19승 6패를 기록 중입니다.

경기에서 이겼을 때 선수들 기록도 좋은 건 당연한 일. 황경민은 그 차이가 심합니다.

우리카드가 이긴 19경기에서 황경민의 공격 효율은 0.414로 패한 6경기 기록(0.216)보다 91.7% 높습니다.



말하자면 황경민이 공격에서 ‘터지는’ 날은 확실히 우리카드가 승리에 가까이 가는 겁니다.

서브 리시브도 비슷합니다. 리베로 이상욱(25)이 (8% 때문에?) 차이가 더 큰 건 사실이지만 황경민이 안정적으로 상대 서브를 받아내면 받아낼수록 우리카드가 이길 확률도 올라갑니다.



황경민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송림고 1년 선배 정지석을 롤 모델로 꼽고는 합니다.

현재 기준으로 ‘완성형 선수’를 따지면 정지석이 황경민에 앞서 있는 건 분명한 사실.

하지만 현재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황경민이 가까운 미래에 ‘한국 대표팀 승리의 정석’이 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물론 자유계약선수(FA)의 정석도 마찬가지입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