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를 넣고 있는 2020 호주 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 노바크 조코비치. 호주 오픈 홈페이지
테니스는 서버를 위한 게임이다.
2일 막을 내린 2020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나온 점수는 총 6만4967점.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67.3%)을 서버를 넣은 선수가 가져갔다.
남자부 경기는 더 심하다. 남자 단식에서는 1만8320점 가운데 72.2%를 서버가 챙겼다. 남자 복식도 서버가 전체 득점 가운데 72.9%를 가져가면서 끝을 내렸다.
남녀 선수가 섞일 때는 남자 선수 쪽 영향이 크다. 혼합복식 경기에서는 2589점 가운데 70.5%를 서브를 넣은 팀이 챙겼다.
그러면 다른 종목도 이렇게 서버가 유리할까?
서브를 넣고 있는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 레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배구는 반대다. 배구는 서브를 넣는 팀이 불리한 경기다.
배구 역시 남자부 쪽이 이 비율이 더 높았다.
남자부 경기에서 나온 1만5420점 가운데 리시브 팀 득점 비율은 67.7%였고, 여자부는 61.8%였다.
서브를 넣고 있는 한국 여자 배드민턴 간판 성지현. 동아일보DB
배드민턴도 서브를 넣는 선수가 불리하지만 배구 정도는 아니다.
동아일보가 2015~2017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관 5063경기(1만1872세트)를 분석한 결과 전체 42만8729점 가운데 서버를 넣은 쪽에서 가져간 건 46.1%(19만7660점)였다.
남자 단식은 전체 득점 가운데 48.4%, 여자 단식은 47.9%를 서버를 넣은 쪽에서 가져갔다. 남자 복식은 43.0%, 여자 복식은 46.3%였다. 혼합 복식에서는 44.9%가 서브 팀 득점으로 끝났다.
서브를 넣고 있는 한국 탁구 희망 신유빈(오른쪽). 국제탁구연맹(ITTF) 제공
애석하게도 탁구는 이렇게 세부 종목별로 세분한 자료를 찾지 못했다. (혹시 이런 자료를 알고 계시다면 kini@donga.com으로 제보 부탁드린다.)
2017년에 나온 논문 ‘남녀 엘리트 탁구 선수의 서브와 리시브에 관한 상황 관련 분수 분석(Analysis of contextual-related variables on serve and receiving performances in elite men’s and women‘s table tennis players)’에 따르면 남자 선수는 자신이 서브를 넣었을 때 52.8%, 여자 선수는 53.3%를 본인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러니까 어떤 종목에서 서브는 ‘(공짜) 서비스’에 가깝지만 다른 종목에서는 그저 ‘첫 공격’에 가깝다. 어느 쪽이든 확실한 건 서브가 좋다고 해서 손해 볼 일은 없다는 것이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