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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발생한 지 2개월 만에 2003년 9개월 동안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사망자를 넘어섰다. 중국은 ‘통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사태 초기 방역 ‘골든타임’을 놓친 탓에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 “실제 감염자 수 10만 명 이상일수도”
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사망자가 전날에 비해 57명이나 증가한 361명에 달했다. 하루 기준 최고 증가치다. 사스 사태 때 중국 내 최종 사망자는 349명이었다. 확진자도 전날에 비해 2748명 늘어나 1만7205명이었다. 사스 퇴치를 주도해 중국에서 ‘사스 영웅’이라 불리는 중난산(鐘南山)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전문가팀 팀장은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전염병의 대폭발이 전국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국부적인 폭발만 있을 것”이라면서도 “(감염자) 상승기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고 향후 10~14일 사이에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아프리카까지 본격 확산될 경우 대유행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어 아프리카를 오가는 중국인이 많다.
● 한국과 교류 많은 광둥성, 감염자 700명 넘어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후베이(湖北)성 이외 지역의 확산세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과 가깝고 교역과 인적 교류가 많은 동부 연안 등 대도시가 많은 성(省)들 상당수에서 이미 200명 이상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중국의 31개 성, 시(市) 가운데 후베이성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성은 동부 연안의 저장(浙江)성이다. 이미 감염자 수 700명을 돌파했다. 동남부 광둥(廣東)성의 확진 환자 수도 700명에 육박한다. 광둥성은 한국과 교역이 중국 전체 성, 시 가운데 2위(2018년 기준)을 차지할 정도로 한국과 교류가 많다. 저장성(5위)도 한국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한국과 교역 1위인 장쑤(江蘇)성, 3위 산둥(山東)성 등 동부 연안 도시 대부분이 환자 수 200명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 발생 초기 권한 부족, 의료시설 부족, 전문인력·물자 부족이라는 ‘3무(無) 현상’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많다. 제2의 우한(武漢)으로 불리며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우한 인근 황강(黃岡)시의 천사오민(陳少敏) 부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19일 전에는 시 정부가 바이러스를 검측할 권한이 없었다. 20~22일 성 정부로부터 권한을 받았지만 검사를 할 시약이 없었다. 23일 이후 시약이 생겼지만 검사를 맡을 인원과 샘플이 부족해 30일이 돼서야 검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