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신종 코로나 감염증 Q&A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데 독감인지 신종 코로나인지 헷갈린다.
“지금까지 확진된 신종 코로나 환자들은 발열, 두통, 몸살 기운 등을 호소했다. 독감이나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는 신종 코로나와 독감을 구별하기 어렵다.”
―그래도 차이점이 있다면….
“증상이 갑자기, 복합적으로, 그리고 강력하게 시작되는가 아닌가가 다르다. 독감은 평균 2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함께 온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들이 38∼41도의 고열이 시작된 시점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편이다. 반면 신종 코로나 환자들은 초기 증상이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3번 환자는 가벼운 몸살 기운만 느꼈고, 10번 환자는 초기에 두통을 호소했다.”
―두 질병의 증상이 비슷하다면 원인도 비슷한가.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인 것은 같지만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신종 코로나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두 질병의 원인 바이러스는 상기도(기도 윗부분)와 하기도 모두에서 번식하는 공통점이 있다. 입과 가까운 곳에서 번식해 폐렴 증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메르스의 코로나바이러스는 하기도에서 번식해 전염력이 강하지 않다.”
―독감과 신종 코로나 모두 겨울에 유행하나.
“그렇다. 독감은 공기로도 감염될 수 있고, 증상이 시작되기 1, 2일 전에도 전염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은 비말(飛沫·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을 통해 감염된다. 아직까지는 과학자 다수가 신종 코로나는 공기 중 전염이나 무증상 전염이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무증상 전염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우리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환자의 집 문 손잡이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문손잡이처럼 사람 손이 많이 닿는 물체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면 간접 접촉을 통한 전염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점막을 통해 침투하므로 바이러스에 닿은 손으로 눈이나 코를 만지거나 음식을 집어 먹으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손 씻기가 중요한 것이다.”
―독감은 예방접종을 하는데 신종 코로나는 예방법이 없나.
“독감은 예방과 치료제가 모두 개발됐다.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예방 백신 접종이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70∼90% 효과가 있다. 백신 접종 후 약 2주 뒤 항체가 형성되며 면역효과는 평균 6개월가량 지속된다. 반면 신종 코로나는 백신을 비롯한 예방법이 없다.”
―백신 개발 가능성이 있나.
“최근 이탈리아와 호주의 연구진이 백신 개발의 핵심 요소인 감염자의 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험실에서 따로 배양한 것이 아니라 실제 감염자의 인체에서 채취했기 때문에 백신 개발에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바이러스 분리 배양은 백신 개발의 첫 단계일 뿐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의학계의 중론이다.”
―치료제 개발 소식도 들리는데….
“2일 태국 보건 당국이 자체 개발한 혼합물로 71세 여성 환자를 치료했다고 발표했다. 항바이러스제와 에이즈 치료제를 섞은 혼합물을 투여하자 48시간 만에 음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치료제 개발 단계로 보지 않는다.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퇴치에 흔히 시도되는 방법으로, 일반적인 치료 효과가 인정된 것이 아니라 특정 환자에게만 효능이 발생한 사례로 보기 때문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신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