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00년, 한국의 床]아트피스 공동제작 노소담 1064스튜디오 대표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로비 ‘한국의 상’ 위에 설치된 동아일보 100주년 기념 오브제. 1064스튜디오가 한 달 동안 직접 손으로 제작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백색의 ‘한국의 상(床)’ 위로 길이 230cm의 가느다란 금색 선이 찰랑이며 내려온다. 황동과 14K 금이 섞인 얇은 프레임 안에는 색색의 아크릴이 반짝인다.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로비에 설치된 ‘한국의 상’에서 4일부터 공개되는 1064스튜디오의 대형 목걸이 아트피스다.
‘한국의 상’은 올해 100주년을 맞은 동아일보의 브랜드를 보여주는 ‘쇼룸’이자 모두에게 열린 개방형 아트 플랫폼이다. 특히 세계 무대를 향해 도전하는 국내 청년 작가와 100년을 젊은 감각으로 해석한 오브제를 선정해 전시를 연다. 이번에는 독특한 디자인만으로 해외에 진출한 1064스튜디오와 동아일보가 협업해 대형 아트피스를 제작했다.
3일 설치작업을 위해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은 노소담 대표(29·사진)를 만났다. 노 대표는 “동아미디어센터 외관에 ‘한국의 색’을 설치한 다니엘 뷔렌을 좋아한다”며 “뷔렌의 색에서 영감을 얻어 목걸이를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뷔렌의 대형 작품이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데 비해 노 대표는 목걸이 프레임의 금빛 톤에 맞춰 노란색과 오렌지 계열을 더 강조했다. 목걸이 형태는 2017년 선보인 ‘빛의 움직임(Movement of Light)’ 컬렉션을 확대하고 변형한 것이다. 이 컬렉션은 1064스튜디오가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미국, 일본 디자인 스토어에 입점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노 대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와 콩스탕탱 브랑쿠시(1876∼1957)를 꼽았다. 디자이너보다 건축가, 조각가를 좋아한다는 그의 성향처럼 1064스튜디오의 주얼리도 비정형이지만 단순하면서 강렬한 힘이 느껴진다. 조각작품같이 과감한 형태를 해외 바이어가 알아보고,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점 제안을 해왔다고 한다.
이번 ‘한국의 상’에 전시된 것처럼 대형 목걸이를 제작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그는 털어놨다. 스튜디오 구성원 5명이 수작업으로 한 달간 매달려 목걸이를 완성했다. 노 대표는 “도전을 좋아해 일을 벌였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언제 끝이 날까 막막했다”면서 “완성되는 걸 보니 ‘도전하면 못할 게 없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웃었다.
그는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설날 연휴가 지난 후 열린 첫 전시이기에 더욱 뜻깊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경제 전망도 좋지 않고 청년들은 때로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죠. 저 역시 그럴 때가 있지만 반짝이는 색을 보며 함께 꿈과 희망을 가져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