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지난달 29일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통합 물관리’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역이나 부처별로 나눠진 물 관련 업무를 통합해 수질과 수량, 수생태를 아우르는 물순환 전 과정을 관리해야 미래 세대에 깨끗하고 안정적인 수자원을 약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61)은 1987년 한국수자원공사에 입사한 뒤 33년간 물 관리에 매진한 물 분야 전문가다. 수자원공사의 무게 중심이 개발에서 보전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이 사장은 “기존 댐을 활용한 용수 공급은 한정적인데 물 사용 패턴은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론 환경과 지속성까지 생각해 수자원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을 앞둔 이 사장을 지난달 29일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에서 만났다.
― 임기 중 ‘물 관리 일원화’를 이뤘다.
“물 관리를 한곳에서 체계적으로 담당해야 한다는 건 입사 직후부터 30년 이상 생각했던 바다. 수량은 국토부가, 수질은 환경부가 나눠 관리하는 건 국가 자원 낭비였다. 물 관리 일원화로 중복 투자를 없애고 수자원 운영을 고도화해 향후 15조7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나온다는 보고도 있다. 물 관리 일원화가 시작되긴 했지만 말 그대로 이제 시작이다. 세부적인 곳까지 제대로 된 일원화를 이뤄야 한다. 발전용 댐과 다목적댐의 통합 관리도 그중 하나다.”
― 한강 댐 중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다목적 댐(소양, 충주, 횡성)은 한국수력원자력이 관리하는 발전용 댐(화천, 춘천, 의암, 청평, 팔당, 괴산)과 어떤 차이가 있나.
― 수질이 좋아지려면 기본적으로 수량이 늘어야 한다. 수자원 확보 방안이 있나.
“북한의 임남댐(금강산댐)은 북한강으로 내려오는 물의 방향을 동해로 돌려 수력발전을 하고 있다. 이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면 어떨까 한다. 대신 우리는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단절된 하천 물길이 복원되면 북한강 수량이 지금보다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행할 수 있는 남북 협력 방안이라 생각한다.”
― 대체 수자원 확보도 필요하다.
“맞다. 댐에 물을 저장해 쓰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우선 지하수 현황 파악을 철저하게 해 미래 자원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 하수를 깨끗하게 처리해 다시 활용하는 ‘재이용 물’의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물 처리 기술은 상당히 좋다. 해수담수화 기술을 더 끌어올려 산업용수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도 방법이다.”
― 물 처리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우리나라 수돗물 품질은 세계적이다. 해외에서도 인정한다.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정부가 요청해서 수년째 수자원공사가 수질은 물론 상수도 등 인프라 전반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우리 직원들의 전문성은 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늘 강조한 사항이다. 약 49% 수준인 수돗물 음용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그러려면 그 물이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해야 한다. 앞으론 오래된 상수관망 개량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수자원을 활용한 에너지 확보 방안이다.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수상태양광이다. 경남 합천댐에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만들어 2011년부터 환경 모니터링을 했다. 수생태계와 수질 등 환경에 영향이 거의 없었다. 수자원공사가 관리 중인 댐 중에서 상수원보호구역을 제외한 소양강댐, 용담댐 등 20개 댐 수면적의 5%만 수상태양광으로 활용해도 원전 1.5기(1.5GW) 규모의 설비 효과가 생긴다. 다른 하나는 수열에너지다. 지하 10여 m에 묻혀 있는 광역상수도관 속 수온은 늘 일정하다. 이를 여름엔 냉방, 겨울엔 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 광역상수도의 70%만 활용해도 원전 1.4기(1.4GW) 규모의 설비 효과를 낼 수 있다.”
― 퇴임 이후에도 물 관련 분야에서 활동할 것인지.
대전=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