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실 사용하는 ‘유로리프트’ 전립선 묶어 요도 넓히는 방식… 美FDA서 효과-안전성 입증 성기능 관련 부작용 적고 시술 직후에도 일상생활 가능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은 “유로리프트 시술은 전립선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는 방식이 아닌 비수술적인 치료방법으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했다.자이비뇨의학과 제공
우리나라는 50대가 넘은 남성의 절반 이상이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노화 현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요폐나 방광결석, 요로감염으로 인한 전신 패혈증, 신장기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최근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전립선 비대증에 대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조기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는 크게 내과적인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눠진다. 약물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2가지 약재 중 하나는 남성호르몬 차단제의 일종인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해 비대한 전립선 조직의 크기를 감소시킨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성욕 저하,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수술치료에는 개복수술,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 수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내시경 장비의 획기적인 발달로 과거처럼 발기부전이나 요실금 등 수술 부작용은 많이 줄었지만 전기 칼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커진 전립선 비대조직을 잘라내는 방식은 출혈이나 역행성 사정(정액이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 등 전립선 기능 저하의 부작용이 있다.
유로리프트 시술 전 막힌 전립선 요도(왼쪽 사진)와 시술 후 뚫린 전립선 요도의 모습.
이런 한계를 극복한 치료법이 ‘유로리프트(전립선 결찰술)’이다.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지 않고 전립선을 묶어 요도를 넓히는 신개념 시술이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특수 금속 실(결찰사)을 넣은 뒤 눈으로 보면서 비대해진 전립선을 끌어당겨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지정되며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유로리프트의 장점은 다양하다. 첫째 비교적 안전하다. 내시경을 이용한 전립선 절제술의 경우 역행성 사정이 75%, 발기부전은 5∼10% 정도 발생한다. 성기능과 관련한 근육·신경·혈관이 수술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복지부가 신의료기술 지정을 위해 총 4편의 관련 논문을 검토한 결과 유로리프트 시술로 인한 역행성 사정과 발기부전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통증 등 시술 후 나타나는 불편함도 2주 내 자연히 개선되는 수준이었다.
둘째 적용 범위가 넓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에서도 가능해 고령층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넷째 심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거나 뇌혈관질환 등으로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도 약물 중단 없이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유로리프트에 사용되는 실은 금속 재질로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치료 효과가 반영구적이다. 단 전립선이 100g 이상으로 크거나 요도 중앙 부위의 전립선이 비대할 때,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 등은 시술이 어려울 수 있다. 수술 환자에 따라 요폐 및 요급 등 자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일시적인 것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편 변 원장은 2016년 유로리프트를 도입해 시술 경험을 쌓고 유로리프트가 개발된 호주의 4개 병원에서 연수를 했다. 현재까지 약 400례 이상 시술한 경험이 있다. 변 원장은 “유로리프트는 환자에게 매우 부담이 적은 시술이지만 전립선 주위에는 미세혈관과 신경이 많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환자마다 다른 전립선 모양과 비대칭 정도, 요도 길이 등에 따라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위치를 찾아야 하는 시술인 만큼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혈액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가 충실하게 이뤄지는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