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조현민 "조원태 체제 지지한다" 조원태 33.45% vs 조현아 31.98% 박빙
오는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벌어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편에 섰다.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 단독 최대주주 KCGI, 3대 주주 반도건설과 손을 잡은 가운데 양측의 세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는 지난해에는 3월 넷째 주 금요일, 재작년에는 3월 셋째 주 금요일에 열렸던 만큼 올해는 3월 20일 혹은 27일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4일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라며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입장문 발표에 따라 조 회장과 이 고문은 주총을 앞두고 갈등을 봉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25일 모친 이 고문의 자택에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 누나 조 전 부사장의 편을 든다는 이유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 주총 ‘초박빙’될 듯…기관투자자·개인 ‘표심’ 확보 관건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오는 한진칼 주총의 표 대결은 초박빙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조 회장에 맞서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3자 연합’을 통해 31%대의 지분율을 확보한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는데, KCGI(17.29%)와 반도건설(8.28%)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하면서 지분율이 32.06%로 늘게 됐다. 이 중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8%를 감안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총 31.98%의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과 카카오(1.0%)와 이명희 고문(5.31%), 조현민 전무(6.47%),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등 지분까지 더하면 지분율이 33.45%로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4.11%)과 개인(30.38%) 등이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양측이 주총 전까지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내놓을 카드가 이번 표 대결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