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 생활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관련 중국인 유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News1
“지하철이나 버스 타면 제가 말을 하자마자 눈치를 준다.”
“게시판에 기숙사에서 중국사람과 같이 사는 게 싫다는 말이 나온다.”
“언론에서 다들 ‘우한폐렴’이라고 부르는데 지역명을 넣으면 피해를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은 이같은 애로사항과 함께 주로 학사일정, 마스크 수급 등에 대해 궁금함을 나타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4일 오후 1시20분 서울시립대 생활관(기숙사)에서 중국인 유학생 10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A학생은 “지하철이나 버스 타면 제가 말을 하자마자 눈치를 준다”며 “그분도 마스크를 안 쓰고 저희한테 눈치를 줘서 힘들다”고 털어놨다.
B학생은 “게시판에서 봤는데 기숙사에서 중국사람과 같이 사는 게 싫다는 말이 나온다”며 “(학교 측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박 시장은 “정부 차원에서는 공식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르고 있다”며 “특정지역을 지정하는 이름을 쓰면 낙인효과도 있고, 그렇지 않아도 중국인을 싫어하는 분위기가 없잖아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어느 지역에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타겟이 돼서 공격을 받으면 안 된다”며 “바이러스가 인종적 편견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다수의 학생들은 최근 마스크 구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두고 박 시장은 “유통단계에서 매점매석하거나 이런 건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는 분량을 확보해 놨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탈 때 혹시 마스크를 못 가져왔으면 역무실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버스에서도 운전석 옆에 마스크를 비치한다”고 설명했다.
학사일정과 학내 생활에서 차별을 받을까 우려하는 질문도 줄을 이었다. 한 학생은 “학부 내에서 팀플 그룹이 많은데 팀플할 때 차별대우받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다”며 “차별대우를 받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아직 정부의 유학생에 대한 전체적인 정책이 결정되지 않았고, 내일 아마 발표될 것”이라며 “예컨대 한달간 개학을 연기한다든지, 더 심하게 확산되면 이번 학기는 온라인 수업을 한다든지 방침이 발표될 것”이라고 답했다.
차별 우려에 대해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은 “(그런 일이 없도록) 학과장, 교수님들에게 특별히 부탁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