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로 ‘공천=당선’ 무용론 확산… 혁신적 공천변화 없으면 패배 가능성 여성 신인들도 대거 예비후보 등록… 女風 앞세워 돌풍 일으킬지 관심
최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와 사단법인 늘푸른봉사단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홍보와 만 18세 유권자 응원 퍼포먼스를 펼쳤다. 선관위에 따르면 대구경북 전체 유권자 가운데 만 18세는 약 1%로 당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뉴스1
“대구경북의 인적 쇄신이 전체 총선 판도를 바꿀 것입니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참 일꾼을 뽑아야죠.”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는 지역민 반응이 출렁인다.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판단이다. 그동안 TK(대구경북)는 보수색이 짙어 특정 정당은 ‘공천=당선’이란 인식이 컸다. 하지만 정권 교체와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그런 인식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혁신적인 공천 변화가 없다면 선거 패배로 이어진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TK의 공천 배제 비율을 다른 권역보다 높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지역 선거의 개혁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제20대 총선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TK 선거구 25곳 가운데 22곳에서 승리했다. 당 지도부는 인적 쇄신의 바람이 TK에서 일어나야 총선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부터 일반 유권자와 당원을 대상으로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를 위한 사전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결과에 따라 지역 선거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이란 예측이 상당하다.
○ 개혁 적임자 내세운 공직자들 출사표
얼마 전까지 지방자치단체와 중앙 정부에서 행정 수행 능력을 인정받은 공직자들이 이번 총선에 대거 출마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해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은 대구 달서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제1회 지방고시에 합격해 대구시 산업지원기계금속과장, 창조산업국장, 미래산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경제통’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최근 출마의 변을 통해 “경제부터 정권까지 싹 다 갈아엎겠다”고 밝혔다.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대구 동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2016∼2017년 농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영천-청도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영천이 고향인 그는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 행정자치부 지방세제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김승수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대구 북을에 출마한다. 경북도 기획조정실장과 대통령 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지냈다. 정희용 전 경북도 경제특보는 고령-성주-칠곡 선거구에 도전한다. 나경원, 송언석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치며 정치 경험을 쌓았다.
○ 여풍(女風)으로 혁신의 바람 일으킬까
현재 TK 현역 의원 23명 가운데 여성은 김정재 의원(포항 북)뿐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성 후보들이 선전해서 지역 정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희 전 경북도 정무실장은 대구 북을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그는 한국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사무처장을 지냈다. 정순천 전 대구시의원은 대구 수성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재선 시의원 출신으로 지역 사정에 밝은 편이다.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은 대구 북갑에, 강연재 변호사는 대구 북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재 대구경북 예비후보 가운데 최연소(만 32세)인 함슬옹 예비후보는 경주에 출사표를 냈다. 경주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그는 한국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장영훈 jang@donga.com·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