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공항 中 전용입국장 첫날 건강상태-상세인적사항 제출 후… 직원들이 국내연락처 일일이 전화 기장-승무원도 예외없이 검역… 하루 2500명 들어오던 제주공항 항공기 6대에 총 400명만 이용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을 빠져나온 중국인이 검역 확인증을 펼쳐 보였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공항 3곳에 중국에서 들어오는 승객의 전용 입국장을 설치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게이트를 통해 빠져나온 사람들은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곧바로 검역구역으로 이동했다. 직원들은 한국인 여객에게는 건강상태질문서만 작성하면 된다고 알렸다.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여객들에게는 특별검역신고서를 추가로 작성해 제출할 것을 안내했다. 특별검역신고서는 인적사항과 국내 체류 주소, 휴대전화 번호, 최근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성 방문 및 경유 여부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게 돼 있다.
이어 검역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발열 검사와 호흡기 증상을 체크한 뒤 검역확인증을 발급했다. 다음에는 전화기를 손에 든 직원 20여 명이 여객들이 적은 국내 연락처로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한 뒤에야 입국장을 통과할 수 있었다. 이날 중국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항공기 85편에 탑승한 1만여 명에 이르는 여객이 모두 이런 절차를 거쳐 입국했다. 그 외 미주나 유럽, 동남아 등에서 입국한 외국인은 종전과 같이 발열 카메라가 설치된 간이검역소를 통과한 뒤 입국심사를 받았다. 검역 절차는 기장과 승무원도 다른 여객과 똑같이 진행됐다.
전용입국장이 처음 운영되다 보니 일부 미숙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인천공항에서는 KE854편을 타고 온 여객의 국내 연락처를 확인하는 일부 직원이 동료에게 “전화를 거니까 중국어로 뭐라고 하는데 무슨 뜻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어 이날 오전 7시 40분경 중국 선전에서 떠난 에어부산 BX310편을 타고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여객들이 작성할 특별검역신고서가 부족해 다른 곳에서 급히 가져오는 모습도 보였다. 베트남에서 들어온 한 여객은 중국발 여객 전용 입국장에 잘못 들어왔다가 직원들의 제지를 받고 다른 입국장으로 급히 옮겼다. 또 일부 여객은 신고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거나 국내 연락처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려 입국 수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을 우려한 듯 여객들은 대체적으로 검역 및 입국 절차에 협조했다. 여객들이 까다로워진 검역 및 입국 절차에 항의하거나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딸과 함께 KE854편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 승객은 “종전에 비해 입국할 때 여러 검역 단계를 거치기는 했지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난징(南京)에서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23)도 “항공기에 모두 21명이 타고 있어 오히려 옆자리 여객을 통한 감염 걱정이 덜했다”며 “검역과 입국 절차가 까다로웠지만 상황이 심각해 대부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인천=황금천 kchwang@donga.com / 제주=임재영 / 부산=강성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