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부처는 그들을 타이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아주까리(피마자) 고목도 서로 비비면 불이 붙고, 아름다운 연꽃도 진흙 속에서 피지 않느냐. 사람의 높낮이는 직업이 아니라 덕행(德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가르침이었다.
부처는 니이티에게서 악취가 아니라 아름답기 그지없는 내면의 향기를 맡았다. 놀라운 일이었다.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남루한 차림인 데다가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부처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피하다가 어깨에 지고 있던 똥통을 엎지르는 바람에 악취까지 진동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부처는 니이티에게서 향기를 맡았다. 부처는 그에게 옷이 더럽다고 마음까지 더러운 것이 아니고, 똥오줌에서 나는 악취에 마음의 향기가 묻히는 것도 아니니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그는 제자 아난다와 함께 니이티를 강가로 데리고 가서 깨끗이 씻겨주고 제자로 받아들였다. 부처의 따뜻한 말과 행동은 니이티가 세상 사람들에게서 받은 모멸과 상처, 고통을 걷어내기에 충분했다.
왕은철 문학평론가·전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