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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중국산外 대체부품 쓰면 비용 감당 못해”

입력 | 2020-02-05 03: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中거래 중소기업들도 비상
중기부, 2500억 긴급 금융지원




건설장비 제조업체 A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확산으로 그동안 중국 현지 공장에서 납품받던 부품의 대체 생산처를 알아보고 있다.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나는 9일 이후에도 현지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부품 공급처를 국내나 제3국으로 옮기면 월 1억 원가량 생산 비용이 늘어나 손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긴 국내 완성차 업체 3곳이 감산에 돌입한 가운데 중소기업계에서도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는 4일 경기 시흥시 한 중소기업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 기업들의 가장 큰 우려는 춘제 연휴 이후 중국산 부품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느냐였다. 재봉틀 기계 생산업체 B사 대표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재봉틀 기계 부품 3분의 1이 중국산”이라며 “기존 재고로 이달 20일까지 버틸 수 있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대체품을 쓰면 생산 비용이 늘어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장비를 중국 기업에 납품하는 C사 대표는 “이미 화웨이 등 중국 일부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디스플레이 장비를 납품하려면 설치 인력이 함께 중국에 들어가야 한다”며 “직원 안전 등을 고려하면 무턱대고 들어가기 어려운데 그렇다고 고객사 요구를 거절할 수도 없지 않냐”고 난감해했다.

중국과 거래 관계가 없는 기업들도 피해를 우려했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 업체를 고객사로 둔 금형제조업체인 D사는 지난주부터 고객사들로부터 한국 방문 일정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D사 대표는 “고객사가 직접 한국에 와 제품을 검수해야 납품이 가능하다”며 “납품대금 회수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중기부는 이날 신종 코로나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2500억 원의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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