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를 꿈꾸는 전국 중고교생 6명이 만들어 배포한 ‘유바이러스 맵’.
한성희 사회부 기자
문정민 양(15)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중학생인 문 양은 꿈이 ‘프런트엔드 개발자’란다. 생소하지만, 인터넷 웹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간판 페이지를 만드는 개발자를 일컫는다. 문 양은 “어른이 돼서도, 우리 국민이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웹을 선보이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 여파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문 양처럼 개발자를 꿈꾸는 10대 6명이 한데 뭉쳤다. 사는 곳은 각자 다르지만, 서로 의기투합해 신종 코로나의 확산 경로를 알려주는 웹사이트 ‘유바이러스 맵’(uvirus.kr)을 만들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이 맵에 접속하면 국내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진료소 현황이나 관련 뉴스, 해외 확진자 상황 등도 실시간으로 소개된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한 청소년 전국대회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같이 청소년 코딩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신종 코로나가 퍼지자 지난달 25일 맵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시행착오가 없진 않았다. 온라인 자료를 선별하는 건 쉽지 않았다. 지금도 가짜뉴스를 걸러내기 위해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버를 마련하는 등 돈도 꽤 들었다. 지원받을 곳이 없어 용돈을 털었다.
하루라도 빨리 도움이 되고자 이들은 밤을 지새웠다. 역할에 따라 철저하게 자기 몫을 다했고,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심했다. 결국 착수 8일 만에 완성해 시중에 배포했다. 유바이러스 맵은 공개 3일 만에 누적 사용자가 4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당당한 개발자인 강 군은 “뭣보다 확진자의 동선을 짤 때 질병관리본부가 제공한 자료가 상세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소감을 들려줬다. 팀에서 막내인 그는 “개인정보도 보호해야 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도 중요하다. 허용 가능한 범위에서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추가 공개하면 좋겠다”고 했다.
한성희 사회부 기자 che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