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메르스 이후 처음 ‘코호트 격리’… 모든 수술-외래진료 긴급 중단 병원에 환자 83명-직원 69명 남아… 일부 환자들 “나가게 해달라” 항의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다녀간 광주 21세기병원에 4일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 질환자가 나온 병원을 의료진, 환자와 함께 폐쇄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치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코호트 격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 보건 당국 등에 따르면 16번 환자 A 씨(42·여)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4차례 다녀간 21세기병원은 이날 예정됐던 모든 수술을 취소하고 외래진료도 긴급 중단했다. 입원 환자 83명은 병원에서 격리 중이다. 의료진과 병원 직원 등 69명도 병원에 남았다. 역학조사관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 씨가 병원에 방문했을 때 A 씨와 접촉한 이들을 찾고 있다. 21세기병원은 A 씨와 가까이 접촉한 이들을 찾아 검진을 실시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격리할 계획이다.
21세기병원에 격리된 환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환자들은 병원 밖으로 나가겠다며 항의했지만 보건 당국은 병원 내 CCTV 분석을 통해 접촉자를 모두 확인하기 전까지 나갈 수 없다고 제지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병원 내 감염을 특히 우려한다. 면역력이 취약한 만성질환자나 고령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감염에 더 취약하고 완치도 어렵다. 21세기병원은 척추 및 관절 치료 환자와 고령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도 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슈퍼전파자’도 병원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당시 전국 9개 병원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 코호트 격리 ::
감염병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폐쇄하고 의료진을 전원 격리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치.
박성민 min@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