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영화인들의 꿈과 열망 담은 34.29cm 황금상 ‘Mr.오스카’ 9일 시상식서 누가 그를 품을까
정식 명칭은 ‘아카데미 어워드 오브 메리트’인 오스카 트로피.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이 미국만의 축제라고 꼬집었지만 100년에 가까운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할리우드의 역사와 흐름을 같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카데미상은 1927년 할리우드에서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출범하면서 시작됐다. AMPAS의 사서였던 마거릿 헤릭이 트로피를 보고 자신의 삼촌 오스카와 닮았다고 말해 ‘오스카’라는 별칭이 붙었다는 설과 함께 유명 칼럼니스트 시드니 스콜스키가 1934년 캐서린 헵번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언급하며 ‘오스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 있다. 높이가 약 34cm인 아카데미 트로피는 전 세계 영화인들의 꿈이 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물자 부족으로 석고에 색칠한 트로피를 만들었어도 오스카에 대한 영화인의 열망은 변함이 없었다. 올해 92회를 맞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여전히 세계 영화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시상식이다.
한국 영화는 1963년 고 신상옥 감독의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이후 꾸준히 오스카의 문을 두드려 왔다.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준익 감독의 ‘사도’,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 등이 출품됐으나 한 차례도 최종 후보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기생충’은 지금까지 출품된 한국 영화들과는 달리 할리우드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자막을 읽어야 하는 외국어 영화임에도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작품상과 감독상 등 오스카 시상식의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기생충’의 도전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시상식이 열리는 9일(현지 시간)이 기생충의 날이 될 수 있을까.
오스카 트로피 제작과정
이서현 baltika7@donga.com·김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