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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바이러스 숙주’ 박쥐, 또 다른 전염병 만들 수 있다

입력 | 2020-02-05 10:04: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알려진 박쥐가 또 다른 치명적인 전염병을 만들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 보도했다.

인구 증가로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인간이 동굴이나 정글 깊은 곳에 있던 박쥐와 접촉될 기회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야생동물과 가축들을 넣은 우리가 뒤섞여 있는 아시아 각국의 재래식 시장을 통해 또 다른 치명적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 새로운 인간 전염병은 대부분 박쥐가 만들어내 :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인간의 새로운 전염병 4개 중 3개가 동물에서 나온다고 추정했다.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2017년 연구에 따르면 박쥐는 동물원성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포유류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최신 연구에서도 과학자들은 전 세계 박쥐에서 최소한 200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멕시코의 606개의 박쥐 표본에서 12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 그런데 몸에 바이러스가 득실거리는데도 정작 박쥐는 특이한 면역체계로 인해 이로 인한 병에 걸리지 않는다.

지난 3일 발표된 네이처지에 따르면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남부 윈난성에서 온 박쥐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96% 이상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에서는 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먼 사촌으로 유전자 서열의 거의 80%를 공유하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

◇ 아시아 재래 시장서 바이러스 혼합돼 : 정확히 어떻게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도약했는지 알 수 없지만,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중국 재래식 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같은 시장은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도 있다. 재래식 시장에는 야생 동물과 가축들이 뒤섞여서 바이러스를 위한 완벽한 혼합물을 만든다.

야생동물보존협회의 전무인 크리스찬 월저는 “돼지 위에 새 우리가, 뱀과 박쥐가 같이 든 우리가 모두 함께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로 가득찬 액체와 분비물이 섞여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데, 특히 이 동물들이 사람들 바로 앞에서 도살될 때 그렇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인구 증가와 저가항공, 고속열차 덕분에 새로운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거나 과거에는 지역적으로 소멸된 질병들이 되살아나 지구 곳곳에 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 3년전 예견한 신종 바이러스가 현실로 : 그리고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역시 수년전에 예견한대로 정확히 발생했다고 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자들은 몇 년 전 사스의 모든 구성 요소가 들어있는 코로나바이러스들을 윈난성의 한 박쥐가 가득찬 동굴에서 발견했다. 이들은 2017년 과학저널에 동굴 안의 조건들은 바이러스가 계속 섞일 수 있도록 무르익은 환경이라면서 위험한 새로운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사람에게 번져 사스와 유사한 질병이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그 몇 년 후인 현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만들어져 전세계 사망자가 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