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칼레트라·클로로퀸·렘데시비르 등에 기대 "가이드라인 만들 정도의 근거는 없어, 합의 정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입원했던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퇴원한 사례가 나오면서 이 질병을 치료할 의약품 개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진행했던 국내 2번째 확진자가 완치 판정 후 이날 퇴원했다.
이 환자를 진료한 진범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3일째부터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했고 환자의 임상경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긴 어렵지만 항바이러스제 투입 3일부터 흉부 엑스레이 소견에서 호전을 보였고 7일째부터는 인후통, 기침 등 임상증상이 모두 소실됐다”고 설명했다.
1번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전문의도 “항생제와 칼레트라를 사용했고 4일까지 쓰고 오늘(5일)은 중단했다”고 말했다. 1번 환자는 지난 1일부터 바이러스 배출이 되지 않는 상태이며 3일부터는 임상적 증상도 없다.
칼레트라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치료 때에도 사용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교수는 2번째 확진자에게 칼레트라를 투약한 배경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 중 중증폐렴을 일으키는 사스나 메르스 사례를 검토했고 먼저 (신종 코로나)치료를 하던 중국 쪽 의사들 사례도 종합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항바이러스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치료약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어떠한 약이 효과가 있다고 얘기를 하려면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약을 투약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나눠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사스와 메르스, 신종 코로나에 쓴 약들은 동물 실험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에게 효과가 있지 않을까하는 추측으로 기대를 갖고 쓰는 약이다.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정말 상황이 안 좋은 환자에게는 컨센서스(공동체 구성원들의 의견에 대한 합의) 정도는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컨센서스’에 포함될 약물에 대해서 그는 “기대를 걸고 있는 약은 에이즈 치료약인 칼레트라, 말라리아 치료약인 클로로퀸(Chloroquine), 에볼라 치료로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Remdesivir)”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방 교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정도의 근거는 없기 때문에 중증 환자에 대해 상태가 너무 안 좋을 때 한 번 써볼 수 있지 않을까 정도의 컨센서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