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전자제품은 '스펙(제원)'만 봐도 대강 어떤 물건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만약 TV라면 해상도나 화면 크기, 밝기나 명암비, 포트의 수 등이 대표적인 항목이다. 다만 스펙이 비슷한 TV끼리라도 실제로 체감하는 만족도는 상이할 수 있다. 해상도가 같더라도 컬러 표현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몇몇 저가형 TV는 초기 설정 값이 너무 이상해서 불편을 주기도 한다.
대우루컴즈 T5502TU (출처=IT동아)
대우루컴즈의 55인치급 UHD TV인 T5502TU IPS HDR(이하 T5502TU)는 수치적인 스펙 외에 이러한 체감적인 만족도까지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제품이다. LG IPS 패널을 탑재했으며, 화면의 전반적인 표현력을 높이는 HDR10 기술 및 300cd 밝기를 발휘한다. 여기에 전문가의 보정 작업(루컴즈 캘리브레이션)을 거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차별화를 했다고 제조사는 밝히고 있다.
무난한 디자인과 검증된 패널 갖춰
대우루컴즈 T5502TU 하단 스탠드 (출처=IT동아)
LG 디스플레이 IPS 패널을 갖춰 보는 각도와 상관 없이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출처=IT동아)
광시야각을 지원해 보는 각도와 상관없이 왜곡 없는 선명한 이미지를 감상하는 것이 가능하며 OLED 패널과 달리 오랜시간 같은 이미지를 표시하면 화면에 영구적인 잔상이 남는 번인 현상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이와 더불어 원본 영상의 품질 저하를 최소화하는 크로마 서브샘플링 4:4:4 규격을 지원하므로 PC 연결 시에도 선명도 높은 영상을 볼 수 있다.
다양한 환경에 대응하는 후면 인터페이스 구성
젠더를 이용해 구형 AV 기기도 연결 가능 (출처=IT동아)
그 외에 안테나(지상파 HD 지원) 포트 및 외부의 헤드폰이나 스피커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라인 출력 포트도 1개씩 품었으며 의외로 구형 AV 기기(VCR, DVD 플레이어 등)용 AV 입력 포트도 1개 있다. AV 입력 포트는 동봉된 젠더를 이용해 외부 기기 접속을 한다. 요즘 TV에서 이런 아날로그 기반 포트가 점차 생략되는 추세지만 구형 AV 기기를 아직도 이용하는 소비자도 있기에 남겨둔 것 같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쓸 수 있는 구성이지만 좀 더 빠른 데이터 입출력을 위해 USB 포트가 3.0을 지원하고 유선 랜 포트 역시 기가비트(1Gbps)까지 지원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리모컨 버튼 원터치로 유튜브, 넷플릭스도 실행
리모컨에 유튜브, 넷플릭스, 무선디스플레이 실행 버튼을 갖췄다 (출처=IT동아)
동봉된 리모컨은 제법 크기가 크고 버튼도 큼지막해서 누르기 편하다. 그 외에 눈에 띄는 점이라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그리고 WiDi(무선 디스플레이)를 실행하는 버튼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T5502TU는 UHD와 HDR을 지원하는데, 최근 유튜브나 넷플릭스에 UHD/HDR 대응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어 제품의 효용성과 편의성을 높이는데 이 단축버튼이 한 몫을 한다. 그 외에 웹브라우저도 이용할 수 있다. 본격적인 스마트TV라고 하기엔 지원하는 기능의 수가 적고 리모컨의 방향키를 눌러 글자를 입력하기에도 쉽지는 않지만 유튜브나 넷플릭스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제 몫은 하는 것 같다.
유튜브, 넷플릭스, 웹브라우저 등의 간이 스마트 기능을 지원 (출처=IT동아)
무선 디스플레이 기능의 경우, 사용자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이 미라캐스트 기술을 지원한다면 케이블 연결 없이 단말기의 영상과 음성을 TV로 감상할 수 있어 역시 유용하다. 다만 유선 연결에 비해 약간의 지연이 있기 때문에 움직임이 빠른 게임 등을 즐기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알아 두자.
실제로 사용해 본 느낌은?
제품이 앞으로 넘어지는 것을 막는 전도 방지용 케이블 (출처=IT동아)
UHD 해상도 덕분에 세밀한 오브젝트의 표현이 가능 (출처=IT동아)
T5502TU를 통해 UHD급 영상을 감상해 보면 UHD TV 특유의 정밀한 표현능력 외에 적절한 컬러 및 밝기 역시 눈에 띈다. 강렬한 느낌은 없지만 원본에 충실하다. 제조사 측의 발표에 따르면 T5502TU는 당사의 연구원들이 직접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감으로 디스플레이를 보정하는 ‘루컴즈 캘리브레이션’을 거쳐 출고된다고 한다. 물론 T5502TU에 적용되었다는 루컴즈 캘리브레이션이 전문가용 모니터 수준의 켈리브레이션과 같지는 않겠지만 저가형 TV 대비 좀 더 신경을 썼다는 건 분명 차별점이다.
HDR 지원 영상을 구동하면 한층 풍부한 색감을 느낄 수 있다 (출처=IT동아)
화면 전반의 명암비(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구분하는 능력)와 컬러 표현능력을 향상시켜 한층 풍부한 색감을 감상할 수 있는 HDR(High Dynamic Range)10 기술의 지원 역시 장점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PS4 PRO 등의 콘텐츠 중에 HDR을 지원하는 것이 있다면 활용해 볼만 하다. 얼핏 보기엔 잘 구분되지 않지만 일반 영상에선 잘 보이지 않는 진한 컬러 및 미세한 광원의 표현을 찾는 재미가 있다. 다만 아쉽게도 HDR 미대응 콘텐츠에도 임의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줄 수 있는 가상 HDR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액션이나 레이싱 게임도 무난하게 플레이 가능 (출처=IT동아)
화면 응답속도 수치(9ms)가 그리 높지는 않기 때문에 게임을 할 때 입력지연이나 잔상이 심할 것을 걱정했지만 실제로 해보니 어지간한 액션게임이나 레이싱 게임도 큰 불편없이 플레이가 가능했다. 아주 민감한 FPS 게이머나 고급 사용자가 아니라면 그리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초당 프레임레이트가 낮은 영상을 좀 더 부드럽게 구동하게 해주는 움직임 보정기능까지 지원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 같다.
이퀄라이저 기능, 음성 지연 기능을 통해 자신의 환경에 맞는 음향 설정이 가능 (출처=IT동아)
음향의 경우, 12W x 2 출력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통해 구현한다. 음량이 충분하고 소리 자체도 깔끔한 편이다. 가상 서라운드와 같은 고급 부가기능은 지원하지 않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이퀄라이저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소리의 특성을 조정할 수 있으며, 영상과 음성의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음성지연(ms)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적당한 가격과 활용성, 기본기 갖춘 무난한 제품
대우루컴즈의 55인치 UHD TV인 T5502TU는 유사한 가격대의 대기업 제품에 비해 좀 더 큰 화면과 더 높은 해상도를 갖추고 있으며, HDR10이나 유튜브 / 넷플릭스 등의 부가기능을 제공해 활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와 더불어 당사 전문가들이 직접 화질을 보정한 루컴즈 캘리브레이션을 더해 다른 중소기업 제품과도 차별화했다. 일부 고급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제품 자체의 기본기가 괜찮고 가격도 적당한 편이라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무난히 구매를 고려할 수 있겠다. T5502TU는 2020년 2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49만 9,000원에 살 수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