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어제 연두 국정연설은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둔 출사표나 다름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3년 전 시작한 ‘위대한 미국의 귀환’이라는 믿을 수 없는 결과를 공유하려 한다”며 경제 무역 외교 안보 분야에 걸친 자신의 치적을 열거했다. 공화당 쪽에선 “4년 더!”라는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외교적 성과로 자랑하던 북핵 외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세 차례의 연두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작년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탈북자 문제를 꺼내며 ‘최대 압박’을 예고했고, 작년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과 개최지를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북-미 관계가 멈춰 선 상황에서 북핵 문제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자랑이 아닌 부담이 되면서 일단 그의 관심 밖으로 사실상 밀려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첫 일정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97% 넘는 지지를 받아 싱겁게 승리했다. 오늘 상원에선 탄핵 찬반 표결이 진행되지만 이미 부결은 확정적이다. 탄핵은 오히려 공화당을 ‘트럼프의 당’으로 단결시켰을 뿐이다. 미국 대선의 유동성을 틈타 트럼프 대통령과 밀고 당기기를 하려던 김정은 정권의 셈법은 어긋나고 있다. 물론 관심이 덜해질수록 더욱 무모한 도발로 반응을 유발하려는 북한의 속성이 쉽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자멸을 부를 뿐임을 김정은도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