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인천 車부품공장
현대차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여파로 국내 차량 생산을 중단하자 국내 부품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국내에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춘제(중국 설) 연휴가 9일까지로 늘어나면서 경신의 중국 공장 4곳은 전체가 가동이 중단됐다.
경신은 비생산직 직원까지 생산라인에 투입했다. 전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전날도 밤 12시를 넘기도록 와이어링 부품을 생산했다. 경신 관계자는 “4일 고용노동부에 주 52시간 초과근로를 위한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했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공급을 재개하기 위해 비상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와이어링 부품은 자동차의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후드, 천장, 트렁크 등 자동차 곳곳에 장착돼 여러 곳에 전기신호를 전달한다. 기존 내연기관차에는 1대당 2∼3km의 부품만 필요했지만 전기차에는 더 많이 들어간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부품은 아니지만 자동차가 점점 전기제품에 가까워질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사람이 일일이 꽂아야 하기에 노동력이 싼 곳을 찾다 보니 주로 중국에 생산공장이 있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로 협력사도 타격을 받고 있다. 현대차에 모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가 생산을 중단하면서 모듈 생산을 멈췄다. 금호타이어 역시 현대·기아차 생산 차질로 8, 9일 조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은 춘제 연휴가 끝난 10일 이후에도 중국 내 공장 가동 중단이 계속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전남 목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신종 코로나 현장점검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동차 등에 대한) 대책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7일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신종 코로나 사태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인천=서형석 skytree08@donga.com / 김도형 / 세종=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