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 콩쿠르 한꺼번에 몰려
2015년 쇼팽 콩쿠르 결선에서 조성진이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020년, 세계 피아노계에 빅매치가 펼쳐진다. 이른바 ‘세계 3대 음악콩쿠르’ 중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만을 제외하고 바르샤바 쇼팽 피아노콩쿠르(5년마다 개최)와 브뤼셀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4년마다 개최)이 한꺼번에 개최된다. 3년마다 열리는 텔아비브 루빈슈타인 콩쿠르와 위트레흐트 프란츠 리스트 콩쿠르, 서울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음악콩쿠르인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도 올해 영예의 우승자를 가린다.
○ 쇼팽 작품만 연주하는 쇼팽 콩쿠르 폴란드가 낳은 피아노음악 거장 쇼팽을 기리기 위해 창설된 이 콩쿠르는 예선부터 결선까지 모든 연주를 쇼팽의 피아노음악만으로 치른다. 한국인에게는 2015년 조성진을 우승자로 배출한 대회로 친숙하다. 2005년에는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1927년 창립되었고 5년마다 열린다. 지금까지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르타 아르헤리치,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당타이손, 스타니슬라프 부닌, 조성진 등의 피아노 거장을 배출했다.
올해는 10월 18∼20일 결선 경연이 열리고 21∼23일에는 1위부터 3위까지의 입상자가 위너스 콘서트를 갖는다.
○ 길고 험난한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2013년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1등상을 받은 이스라엘 피아니스트 보리스 길트부르크가 결선 연주를 하는 모습(왼쪽 사진). 2017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신창용이 결선에서 박영민 지휘자가 이끄는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협연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동아일보DB
1937년 바이올린 부문으로 시작되었고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부문을 4년마다 개최한다. 2015년 임지영이 바이올린 부문에, 2011년 홍혜란(소프라노)과 2014년 황수미(소프라노)가 성악 부문, 2008년 조은화, 이듬해 전민재가 작곡 부문에서 우승했지만 피아노 부문은 아직 한국인 우승자를 내지 못했다.
결선 진출자는 ‘뮤직샤펠(음악의 성)’이라는 시설에 갇혀 주최 측이 제공하는 신작 악보를 연습해 결선을 준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체력 고갈 콩쿠르’로 악명이 높다.
올해 대회는 5월 4일부터 열린다. 25∼30일에는 매일 한 사람씩이 출연하는 결선 경연이 열리고 6월 16, 18일에 수상자 콘서트가 개최된다.
○ ‘음악영재 천국’ 한국 대표 콩쿠르 3월 15∼28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6회 대회가 열린다. 3년마다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부문을 번갈아 개최한다. 올해는 피아노의 세계적 명인인 파스칼 로제(프랑스)와 작곡가로 더 유명한 미국의 로웰 리버먼, 임종필(전 한양대 교수) 유영욱(연세대 교수)과 이 대회 첫 우승자인 아비람 라이케르트(서울대 교수)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첫 대회 2위를 수상한 이탈리아의 알레시오 백스, 4위 핀란드의 안티 시랄라, 2008년 3위 김태형, 2011년 우승자 게오르기 그로모프, 2014년 1위 한지호, 3위 캐나다의 샤를 리샤르 아믈랭 등은 국내외 피아노 연주계 선두 그룹에 자리 잡았다. 입상자에게는 1위 5만 달러 등 상금과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 협연을 비롯한 특전이 제공된다. 2차 예선에서 베토벤의 소나타를 가장 잘 연주한 참가자에게는 피아니스트 신수정(서울대 명예교수)이 제공한 기금으로 시상하는 특별상을 시상한다. 올해 결선 경연은 3월 27,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는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 후 한국 사회의 반응에서 나타나듯 피아니스트 한 사람이 몇 개의 오케스트라를 상회하는 가치를 지닐 수 있다. 올해 여러 콩쿠르를 통해 ‘대어’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