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질본 “하루 최대 2000개 공급”
“우리도 병원이 요청한 의심환자를 모두 검사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요.”
5일 서울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중국에서 온 입국자를 검사할 진단키트도 부족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단키트는 의심환자의 검체(가래)를 분석해 확진 여부를 판정하는 의료기구. 해당 보건소는 최근 1주일 동안 지역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환자로 의심된다며 의뢰한 검사 2건을 모두 거절했다. 이 관계자는 “검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지만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진단키트 공급량을 이유로 통제하고 있다”며 “보건소는 질본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확진 환자의 접촉자가 1000명(5일 기준)에 육박하고 있다. 역학조사가 진행될수록 접촉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중국 이외의 제3국 감염자까지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진단키트 부족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진단키트가 부족하면 16번 환자(42·여)처럼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고도 한동안 검사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질본은 7일부터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의심환자라도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50여 개 민간 의료기관에 진단시약을 하루 최대 2000개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18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하루 약 160건의 검사만 가능했다. 진단시약 검사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단키트 공급량이 갈수록 폭증하는 검사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질본은 7일부터 확진 환자의 접촉자 분류를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검사 대상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도 5일 “검사 물량이 증가해도 모든 검사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시인했다.
송혜미 1am@donga.com·위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