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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여성혐오 발언 김용민 MC발탁 논란

입력 | 2020-02-06 03:00:00

양성평등상 받은 시사교양 프로, 시청자들 “자격없다” 거센 반발
1노조도 “부적절… 철회해야”




KBS가 시사교양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 시즌2 진행자로 기존 여성 진행자들 대신 배우 신현준 씨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에 출연했던 김용민 씨를 결정하자 시청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5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는 ‘거리의 만찬 MC를 바꾸지 말아 달라’는 청원이 5500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 과거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김 씨는 진행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 프로그램은 시즌1에서 세 명의 여성 MC인 가수 양희은 이지혜 씨, 방송인 박미선 씨가 낙태죄, 성소수자 등 사회적 이슈를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미디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씨는 2004년 인터넷 방송에서 미군의 이라크 포로수용소 성추행 문제를 언급하며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또 저출산 문제를 이야기하며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KBS노동조합(1노조)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씨는 여성 혐오뿐 아니라 노인 혐오 발언 등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았고 현재 진행 중인 KBS 라디오 프로그램도 친정부 성향의 편파 방송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시청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김 씨의 출연을 강행하면 돌아오는 것은 KBS 신뢰와 경쟁력 하락뿐이다. 김용민 MC 발탁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며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