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그제 황교안 대표의 출마 지역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늘 회의를 다시 열어 황 대표의 출마 지역을 결론 내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유동적이다. 황 대표가 험지 출마를 약속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좌고우면하면서 한국당 공천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일 황 대표의 험지 출마 발언 이후 출마 지역 결정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당선 가능한 출마 지역 여론조사를 하다 보니 험지 아닌 양지만 찾느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역구 출마와 선거 지휘를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에 대한 후속 대책도 나오지 않았다. 당 대표의 거취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를 치밀한 사전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다. 황 대표도 “공관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가 “내 판단대로 한다”고 말이 바뀐다. 황 대표의 공천 문제가 꼬이면서 한국당의 공천은 물론 총선 전략까지 흔들리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천 물갈이 압박을 받는 대구경북(TK) 의원들은 공개 반발하고 있다. 경북 3선인 김광림 최고위원은 어제 공개적으로 과도한 TK 물갈이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공천심사에 반영될 당무감사에서 TK 현역 의원들의 교체 요구는 전국에서 가장 높았는데도 지금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전체 19명 가운데 정종섭 의원 1명에 불과하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서 ‘진박 감별’이라는 비정상적 공천이 이뤄져 혜택을 본 의원들이 적지 않았지만 당은 총선에서 패배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권의 본진이나 다름없는 TK 현역 의원들이 정치적 책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