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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성소수자’ 부티지지, 코커스 개표 참사에도 역사 썼다

입력 | 2020-02-07 13:15:00


사상 초유의 결과 발표 지연이라는 ‘개표 참사’가 난 미국 민주당의 아이오와주(州)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미국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새 역사를 만들었다.

아이오와 지역매체 디모인레지스터 등은 이미 5일(현지시간)부터 최종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부티지지 전 시장이 미 대선 후보 경선에서 처음으로 대의원을 확보한 성(性)소수자라는 역사를 썼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 대선에 출마한 첫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다.

중앙 정치 신인인 부티지지 전 시장은 이번 코커스에서 미 전역 인지도가 높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상대로 우세를 보이는 이변을 보였다. 최종 결과와 상관없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6일 민주당 아이오와 지부에 따르면 개표 초반부터 근소한 차이로 득표율 1위를 지켰던 부티지지 전 시장은 최종 득표율 26.2%로 1위를 굳혔다.

미 매체 슬레이트는 부티지지 전 시장의 아이오와 승리를 ‘11월 승리의 본보기’라고 표현했다. 민주당 경선을 통해 확정된 대선 후보는 오는 11월 탄탄한 재선가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1982년생인 부티지지 전 시장은 이번 경선은 물론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중에서도 가장 젊은 나이에 대선 출사표를 던진 인물이다.

미 아이비리그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퍼드대를 나와 유명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 컨설턴트로 일했다. 2011년 고향 사우스벤드 시장 선거에서 당선됐고 2015년에도 80.41%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3일 밤 아이오와 주도 디모인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은 자신과 결혼한 동성 파트너 체이슨 글레즈먼을 “미래 미국 최초의 영부군(퍼스트 젠틀맨)”이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이후 무대 위에서 포옹하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지난주 워털루시에서 한 연설에서 그는 12년 전 아이오와에서 시작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돌풍’을 언급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이어 “여러분은 사람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꿔 놓았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도 결혼반지를 낄 수 있게 허락해줬다”며 아이오와 경선 막바지 연설을 통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성적 정체성을 전면에 부각시키지는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