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이 7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ISU 2020 4대륙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목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차준환(19·고려대 입학예정)이 아름다운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대한민국 남자 피겨 사상 첫 메달 획득을 위한 청신호를 켰다.
차준환은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0 4대륙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이하 4대륙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8.49점과 예술점수(PCS) 41.88점을 더한 총점 90.37점을 받아 참가 선수 25명 가운데 6위에 올랐다.
이로써 차준환은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첫 4대륙대회 메달 도전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 선수 가운데 4대륙대회에서 입상한 남자 선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자 선수까지 범위를 넓혀도 2009년 캐나다 밴쿠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가 유일하다.
차준환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를 차지하며 메달의 꿈을 이루는 듯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부진을 보여 종합 6위로 고배를 마셨다. 이에 차준환은 “지난 경기는 다 잊었다”며 “내 프로그램만 완벽하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쇼트프로그램에는 4회전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를 넣었다. 이 기술에서 얼마나 많은 가산점을 받느냐가 관건이었다. 첫 번째 점프 과제라 프로그램 전체를 좌우할 수 있기에 그만큼 중요했다. 완벽했다. 2.91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성공적인 착지 동작 직후 관중석에선 엄청난 환호성이 터졌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 나머지 과제도 무난하게 수행했다. 세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에서 0.82점의 감점을 받은 것만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연기였다.
차준환은 연기를 마친 뒤 “트리플 악셀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훈련한 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만족스럽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실수 없이 잘하고 싶다”고 밝혔다. 프리스케이팅은 대회 마지막 날인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국내 팬들의 엄청난 환호도 차준환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믿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너무 좋다. 팬들과 함께 즐긴 것 같아 만족하고 감동”이라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90.37점은 종전 84.23점을 넘어선 차준환의 올 시즌 최고점이다. 그는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아 기분이 좋다. 몇 주간 훈련한 만큼 쇼트프로그램에서 성과가 나왔다”면서도 “프로그램의 난이도가 높든 낮든 부담감은 똑같다. 쿼드러플 점프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높여야 한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시즌 최고점을 넘어서겠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목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