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단골… 실제 관련성은 ‘묻지마’ 일색 “사외이사가 그 후보 동문이라”… 혈연-학연 등 뒷이야기만 무성 선거후 거품 사라져 폭락 위험
6일 유튜브에 자극적인 제목의 총선테마주 공략법이 올라와 있다. 유튜브 화면캡처
7일 유튜브와 주식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총선테마주’ ‘정치테마주’ 등을 검색하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콘텐츠들이 쏟아졌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윤석열 검찰총장, 안철수 전 의원 등과 관련된 종목 수십 가지를 집중분석해 준다는 것이다.
대부분 정치인과 해당 기업 관계자가 동향, 동문이라는 등 인맥 위주의 설명이었다. “고교-대학 동문이면 (관련성) 100%다”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정말로 해당 정치인과 연관성이 있는 게 맞냐”는 문의도 있었지만 “빨리 사야 수익을 먹고 나온다”는 목소리에 금세 묻혔다.
○학연, 지연 ‘연결고리’에 요동치는 주가
지난달 31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과 주식관련 카페 등에는 ‘윤석열 관련주’에 대한 문의와 설명글이 줄을 이었다. 이날 윤 총장이 대선주자 적합도 2위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관련주로 지목된 자동차부품 등 생산업체 모베이스전자의 주가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가격제한폭(29.75%)까지 뛰어올랐다.
주가 급등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조회 공시를 요구하자 4일 모베이스전자 측은 “사외이사가 윤 총장과 대학 동문인 것은 사실이나, 그 이상의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음을 알린다”고 해명했다. 공시 다음 날인 5일 주가는 5.41% 떨어졌다.
○실적 무관한 상승, 선거 끝나면 폭락
정치인과의 학연, 지연 등을 강조하는 테마주는 선거철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단골 현상이다. 최근에는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오픈 채팅방, 개인 방송 등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투자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는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손해 보기 쉬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정치테마와 관련한 분석을 내놓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선거철에 다가오는 테마주들의 경우 기업 실적 등과 관계없이 견강부회 식으로 주가를 띄운 경우가 많아 분석할 가치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테마주는 선거철을 앞두고 급등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연구에 따르면 16∼19대 대선 기간 70개의 정치테마주를 분석했더니 낙선자 관련 테마주는 물론 당선자 관련 테마주도 선거일 직후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대선 테마주로 주목받았던 A기업의 경우 2017년 초에서 3월 말까지 주가가 173% 뛰었다가 이후 주가가 급락해 대선 다음 날인 5월 10일에는 3월 말 대비 61.7% 하락하기도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