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 아래/토머스 린치 외 14명 지음·김소정 옮김/256쪽·1만4000원·아날로그
각자 위치에서 매일 맹렬하게 활동하는 지극히 생물학적인 기관들을 문학적으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다. 소설과 시, 오페라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며 다른 경험을 해온 작가들의 개성이 오롯이 담겼다. 열다섯 작가 중 가장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시인이자 장의사인 토머스 린치. 죽음을 직업으로 삼는 그는 인체기관 중 자궁을 선택했다. 인간 존재의 여정이 시작되는 곳이자, 자궁(womb·움)과 무덤(tomb·툼)으로 우리 인생의 수미상응을 이루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