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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지지 0.1%P차 아이오와 1위… 美민주당 경선 혼돈

입력 | 2020-02-08 03:00:00

민주당 전국위, 개표 재확인 요청… 샌더스측 “결과에 승복할 수 없어”
WP “공정성 논란에 블룸버그가 승자”
부티지지, 뉴햄프셔도 상승세




6일(현지 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의 첫 경선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 개표가 뒤늦게 100% 완료됐다. ‘백인 오바마’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8)이 26.2%를 얻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을 0.1%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3일 코커스가 치러진 지 사흘 만에 결과가 나왔지만 부티지지의 완전한 승리라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워낙 적고 집계 신뢰성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아예 “승자를 선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샌더스 후보 측도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톰 페레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아이오와 지부 측에 결과에 대한 ‘재확인(recavass)’을 요청했다. 수작업으로 표를 다시 새는 재검표(recount)가 아닌 각 선거구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공식 결과와 맞춰 보는 작업을 뜻한다. 재검표보다 정밀성이 떨어져 설사 재확인이 이뤄져도 논란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재확인 과정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아이오와 최종 결과가 11일 뉴햄프셔 예비경선(프라이머리) 결과 발표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당내에서는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던 4년 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샌더스 후보를 0.3%포인트 차로 꺾었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와 클린턴 캠프를 거세게 비난했다. 당시 분열이 본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패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아이오와 코커스의 진짜 승자라고 평했다. 각각 1, 2위를 한 부티지지 후보와 샌더스 후보는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고 블룸버그 전 시장과 지지층이 겹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4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다만 당초 중위권으로 평가됐던 부티지지 후보의 상승 흐름 자체는 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다음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이 23%를 얻어 샌더스 후보(24%)를 바짝 쫓고 있다고 전했다. 샌더스 후보가 뉴햄프셔와 붙어 있는 버몬트 출신이고 표본오차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둘의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당원의 참가만 가능한 코커스와 달리 뉴햄프셔 예비경선에는 일반인의 참가도 가능해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햄프셔는 136만 명의 작은 주(州)지만 백인 비율이 약 94%다. 하버드대 출신의 ‘엄친아’ 부티지지가 선전하기에 유리한 곳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일 상원에서 탄핵이 최종 부결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 집권 공화당 의원을 대거 초청해 일종의 자축 모임을 가졌다. 그는 이날 부결 소식이 게재된 WP 신문을 들어 보이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