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조업 중단, 부품 조달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회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2조6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재계에서는 앞서 350여 개 중소 부품 협력사에 1조 원대 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한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삼성은 상생 프로그램과 연계해 1조 원의 운영자금을 무이자·저금리로 대출 지원하고, 1조6000억원 규모의 2월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협력회사가 긴급 자재 공급을 위해 화물을 항공 배송으로 전환하는 경우 물류비용을 실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부품을 급히 조달하기 위해 원부자재 구매처를 다변화하는 경우 협력사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자금 지원에 참여하는 계열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등이다.
6일 중국 상무부가 기업의 업무 복귀를 통보하면서 상당수 중국 기업을 비롯해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은 이르면 10일부터 본격적인 재가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외출 금지령 또는 지역사회 봉쇄 관리 등 강력한 외출 제한 조치를 내린 중국 성(省)과 시(市)가 남아 당분간 인력 공백 및 물류 수급 차질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중국 내수 시장의 수요 위축에 따른 경영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공장을 운영하다 한국 정부가 투입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한 반도체장비 제조기업 대표는 “조업이 재개되도 일본과 미국 등 다른 국가 엔지니어가 중국에서 빠져나가 언제 들어올지 기약이 없는 상태라 한동안 정상 가동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를 이유로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방문을 취소하면서 거래가 중단된 중소기업도 다수”라며 “지난해 상당수 기업이 불경기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는데 올해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경영 부담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동일기자 dong@donga.com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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