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생명 담보로 하는 축제”… 화천군수 “물고기 못먹게 할건가” 주민들 집단행동 나설 움직임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산천어축제를 계속 해야 하나”라고 부정적 발언을 하자 축제 개최지인 강원 화천군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따뜻한 날씨 탓에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개막을 두 차례 연기하는 등 힘들게 축제를 시작한 상황인데 조 장관의 발언으로 지역사회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지역 경기, 주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그렇게 말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군수는 또 “그럼 사람들이 물고기도 못 먹게 해야 하나. 동물 학대 등 법적으로 잘못된 점이 있다면 명확히 밝혀 달라”고 했다.
화천군 및 산천어축제 홍보대사인 소설가 이외수 씨도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화천은 지금 군부대 축소,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온난화에 따른 얼음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회생 불능의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 장관이) 축제장에 와 보지도 않고 각종 흉기로 난도질을 당한 화천군민의 알몸에 친히 왕소금을 뿌린 듯한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 씨는 또 “소나 돼지, 닭, 고등어, 오징어, 낙지, 뱀장어는 아무런 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우리 식탁에 오르는 것인가”라며 “장관님과 동물보호단체 여러분들이 다량으로 (산천어를) 구입하셔서 바다에 방류해 주시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5일 ASF 대응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화천군을 방문했던 조 장관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산천어축제와 같은) 생명을 담보로 한 인간 중심의 향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화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