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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병 환자 위해 모은 후원금… 법원 “사망후엔 유족에게 지급”

입력 | 2020-02-10 03:00:00


희소병 환자가 사망하기 전에 이 환자를 돕기 위해 모은 후원금은 유족이 가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판사 오권철)는 심현희 씨 유족이 밀알복지재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재단은 유족에게 7억9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신경섬유종증을 앓아 얼굴에 큰 혹이 자라던 심 씨의 이야기는 2016년 10월 한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방송사는 이후 심 씨 후원금 모금에 나서 10억여 원이 모였고 이를 밀알복지재단에 전달했다. 후원금을 심 씨의 의료비와 생계비 등에 사용한 재단은 2018년 9월 심 씨가 수술 도중 사망하자 남은 후원금 중 7억5000여만 원으로 ‘심현희 소망펀드’를 만들어 같은 병을 앓는 저소득층 환자를 위한 공익사업에 쓰겠다며 동의를 구했으나 유족은 이를 거부하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당시 방송이 신경섬유종증 환자 전체가 아닌 심 씨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췄고 이런 방송 내용에 따라 후원자들도 심 씨와 가족에게 전달할 의사로 후원금을 낸 것으로 판단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